[이주의 PICK]
한국 젊은층 파인다이닝 관심도 급증… 전통 재해석한 한식도 경쟁력 충분
K콘텐츠 붐 타고 한식 매력 알릴 적기
“한식 파인다이닝 인기 지금부터 시작”
정통 프렌치와 한식이 만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롯데호텔의 50주년을 기념해 이달 초 갈라 디너를 진행한 정통 프렌치의 대가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와 최병석 조리장(롯데호텔 서울 무궁화)을 만나서 한식과 파인다이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셰프들의 셰프’로도 알려진 가니에르 셰프는 미슐랭 3스타 식당 두 곳을 포함해 전 세계 레스토랑 6곳에서 스타 12개를 보유한 스타 셰프입니다. 올해로 오픈 15주년을 맞이한 롯데호텔 서울의 ‘피에르가니에르 서울’은 당시 파인다이닝 문화가 자리 잡기 전이던 국내 미식사의 흐름을 바꾼 전환점으로 꼽힙니다.
최 조리장은 1996년 롯데호텔 서울 입사 후 27년 동안 한식 요리만 고집해왔습니다. 특히 2020년부터 롯데호텔 서울의 한식당 무궁화를 총괄하고 있으며,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케이터링과 1월 다보스포럼 행사 만찬 등 국내 한식 행사에서 한식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두 셰프는 갈라 디너에서 흑임자, 감태, 인삼, 오미자 등 한국의 고유 식재료를 활용한 프렌치 등 9개 코스 요리를 선보였습니다. 프렌치와 한식의 시그니처 요리가 하나의 코스 안에서 조화롭게 어울린 거죠.
두 셰프는 한식 파인다이닝 세계화를 위한 조건으로 각각 창의성과 차별화를 꼽았습니다. 가니에르는 “한국에도 한식의 뿌리와 전통은 가져가되 창의성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요리사가 필요하다”며 “식탁에서 직접 구워 먹는 문화를 비롯해 영양가가 풍부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한식이 다양하게 재창조되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최 조리장은 “최근 한식인지 양식인지 구별되지 않는 요리가 많다는 점에서 한식의 차별화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예컨대 무궁화에서는 한식 전통을 기반으로 하기 위해 양식 느낌이 강한 트러플이나 캐비아 등의 식재료는 배제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니에르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한국의 젊은층이 파인다이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가니에르는 “프랑스 음식과 문화가 한국에서 생소하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서울에 와서 보니 피에르가니에르 서울에서 2030세대가 눈에 띄게 많아진 점이 놀라웠다”고 했습니다.
최 조리장은 한식의 세계화가 한식 파인다이닝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롯데호텔이 이번 다보스포럼의 ‘2023 다보스 코리아 나이트’ 행사 만찬을 담당했는데 스위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려고 하다 보니 메뉴의 기준이 다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며 “K푸드가 세계화되면 한식 파인다이닝도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두 셰프는 모두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진 지금이 한식의 경쟁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얘기했습니다. 가니에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이 더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음악과 드라마는 내가 하는 요리처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기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조리장 역시 “음악과 드라마 등과 달리 음식은 간접 체험이 어렵기 때문에 음식만 내세워서는 전파가 어려웠다”며 “최근 음악과 영화 등의 경쟁력이 오르면서 한식의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따라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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