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지분 49.3% 확보
구축함-잠수함 건조 전력까지 갖춰
에너지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
부채비율 1600%-강성노조는 과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새롭게 출발한다. 한화오션의 출범으로 방산, 에너지, 조선 등 한화그룹의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23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밝힌 뒤 9개월여 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고 권혁웅 대표이사 부회장 등 신임 이사 9명을 선임하는 의안을 모두 의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회사는 약 2조 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 주식 49.3%를 확보하는 대주주가 됐다. 기존 55.7%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였던 KDB산업은행 지분은 28.2%로 줄었다. 하나은행 지분 8.4%도 5% 미만으로 줄었다.
한화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한화맨’들이 경영진에 자리 잡아 한화오션에 ‘한화 DNA’를 심는다. 대표이사를 맡은 권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한화토탈 등의 CEO를 지냈고 ㈜한화 지원 부문 사장으로 지난해 9월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팀을 직접 이끌어 왔다. 권 부회장은 이날 ‘CEO 편지’를 통해 “한화오션 임직원은 경남 거제시 옥포만 위에 세계적인 회사를 일궈낸 저력이 있다”며 “한화는 수많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역량 있는 기업과의 시너지를 발휘해왔다”고 말했다.
사내이사로는 김종서 상선사업부장(사장)과 정인섭 거제사업장 총괄(사장)을 선임했다. 두 직책 모두 새로 만들어진 자리다. 김 사장은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를, 정 사장은 한화에너지 대표를 지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한다. 김 부회장은 “정도 경영과 인재 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가자”고 구성원을 독려했다.
한화오션 출범으로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꿈꾸는 한화그룹의 청사진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들이 강점을 가진 K9 자주포,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엔진 개발 등 육군과 공군 전력에 이어 해군 전력이 포트폴리오에 더해졌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구축함, FFX-Ⅱ 호위함 등을 자체 설계·건조했고,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설계·건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에너지 사업에서도 한화오션과 계열사들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액화천연가스(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의 LNG 해상 생산기술(FLNG)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FSRU) 등이 더해져 LNG 전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태양광 발전(한화솔루션), 수소혼소 발전(한화임팩트), 암모니아(㈜한화) 등 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돼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도 구축하게 된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3조4000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내고 부채비율이 1600%에 이르는 한화오션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은 과제다. 지난해 160명을 포함해 10년간 5000여 명의 직원이 빠져나간 탓에 인재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
강성 노조와의 관계 설정도 숙제로 남아 있다. 한화오션 노조(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달 들어 인수에 따른 위로금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노사는 임시 주총을 앞두고 매출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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