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압수수색 및 현장조사 권한을 지닌 조사부서 인력을 확대한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증권범죄에 대응하고 불공정거래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위 조사부서는 이번 ‘소시에테제네럴(SG) 증권발(發) 하한가 사태’로 불거진 주가조작 혐의를 당국에서 가장 먼저 인지하고 조사에 나섰던 곳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검찰총장에 금융위 소속 인력 2명에 대한 조사공무원 지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조사공무원이란 금융위원회 공무원 가운데 자본시장법 위반행위 혐의가 있는 자를 심문하거나 물건을 압수 또는 사업장 등을 수색하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자를 의미한다. 자본시장총괄조사과 및 자본시장조사과 소속이다.
조사공무원을 새로 임명하기 위해서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금융위원회 부원장)의 제청에 따라 검찰총장이 지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명이 완료되면 조사부서 인력 정원도 확대된다. 현재 자본시장조사과와 자본시장조사총괄과 정원은 외부파견 인력을 포함해 30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 조사부서는 이번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를 가장 먼저 인지하고 조사에 나선 기관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 측은 4월 초 일부 종목에 작전세력이 개입했다는 주가조작 정황을 제보 받고 자본시장총괄조사과를 중심으로 검찰과 공조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보유출을 고려해 금융감독원과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조사부서 인력이 부족해 타부서에서 임시로 인원을 충원한 상황”이라며 “이들이 실질적인 조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조사공무원 지정이 필요해 신규 지명을 요청했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조사부서 인력 10명이 서울남부지검에 파견한 데 따른 인력충원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서울남부지검은 이번 주가조작 사태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에 합동수사팀을 구성한 상태다. 이들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약 3400개를 대상으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연계 여부를 집중점검하고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등 이번 사태와 유사한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번 주가조작 사태를 계기로 증권범죄와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관계기관과 함께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불공정거래를 척결한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전날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정부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고 공정하고 신뢰받는 자본시장 토대를 굳건히 하도록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며 “금융기관 종사자분들도 투자자들이 잘못된 유혹에 현혹되지 않고 기업 가치에 투자하는 건전한 투자문화가 확산되도록 더욱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 교란 세력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다”며 “과하게 말하면 거취를 걸다시피 한 그런 책임감을 갖고 올 한해 중점 정책사항으로 추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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