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公기관 부채 작년 69조 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5일 03시 00분


한전-가스공사 등 7곳 총 287조
원자재값 인상에도 요금 못올려
팔수록 손실 커지는 구조 만들어

지난해 말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에너지 공공기관들의 부채가 1년 전보다 70조 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는데도 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과 발전자회사 5곳,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 7곳의 부채는 총 287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69조4000억 원(31.8%) 늘어난 규모로, 전년 증가 폭(22조6000억 원)의 3배가 넘었다. 2020년(1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약 63배다.

이 중 한전 부채가 2021년보다 47조 원 불어나며 가장 많이 증가했고, 가스공사(17조5000억 원)가 뒤를 이었다. 남부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자회사 5곳은 각각 7000억∼1조2000억 원의 부채 증가 폭을 보였다.

이들의 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지만 전기나 가스요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지표인 동북아지역 천연가스(JKM) 현물 가격은 지난해 MMBtu(열량 단위)당 평균 34달러로 전년보다 81% 올랐다. 뉴캐슬탄(유연탄)은 지난해 t당 평균 362.8달러로 1년 전보다 163% 급등했고, 두바이유도 배럴당 평균 96.4달러로 39% 상승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1년 동안 주택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9.3원,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5.47원 인상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큰 영업손실을 낸 한전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봤다. 지난해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kWh당 196.7원에 전기를 사왔지만 이를 120.5원에 판매했다. kWh당 76.2원가량 적자를 본 셈이다.

#한전#가스공사#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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