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계]
금융당국 “PF 불안요인 선제 차단”
PF ABCP 해당사업과 만기 같게
증권사 부실채권 조기 상각 추진
금융당국이 최근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4일 증권사가 보증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해당 사업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부동산의 사업 기간은 1∼3년이지만,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ABCP의 만기는 3개월 미만이라 ‘만기 불일치’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처럼 시장이 경색되면, PF ABCP의 차환(신규 발행으로 만기 채권을 갚는 것) 물량으로 단기 시장 금리가 치솟는 일이 되풀이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증권사의 PF ABCP부터 대출 전환을 유도한다. 올해 안에 전체 발행 물량의 25%인 4조9000억 원가량이 대출로 전환될 전망이다.
증권사 부실채권의 조기 상각(손실 처리)도 추진한다. 증권사로 하여금 추정손실로 분류된 자산에 대해 빠른 시일 내로 금감원에 상각을 신청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가동된 ‘증권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의 운영 기간도 연장된다. 당초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해 내년 2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은 부동산 PF 위기가 건설사와 증권사의 부실 우려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건설업 자금조달지수는 60.6으로 지난달 대비 6.0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월(50.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조강현 주산연 연구원은 “정부가 자금 지원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금융사들이 PF사업에 투자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고 이로 인해 건설사의 자금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도 PF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자금난이 가시화되고 있다. 금감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지난해 9월 말 8.2%에서 2.2%포인트 늘었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 잔액도 2020년 말 1757억 원, 2021년 말 1690억 원으로 안정적이다가 지난해 말에는 4657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도 14.8%로 지난해 9월 말 10.9%보다 3.9%포인트 늘었다. 한 증권사 PF 대출 담당자는 “현재 부동산 PF 대출은 사실상 올스톱 됐다”며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방에서 시행사들은 계속 부도가 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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