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행진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소폭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올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시장은 금통위의 3연속 동결을 예상한다. 높아진 경기 둔화 압력과 지난달 3.7%까지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 때문이다.
물가 오름세가 한은의 예상대로 3%대 중반까지 낮아져 기준금리 인상 유인은 축소됐는데 반대로 하반기 경기가 어느 정도로 좋아질지에 대한 확신은 상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도 완전치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한은이 좋지 않은 경기를 생각해 연말 금리 인하에 나설 거라고 보는 의견도 존재한다.
현 3.50%인 기준금리는 지난 2월과 4월에 동결된 바 있다.
한은은 같은 날 오후에는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결정을 내린 직후다.
지난 2월 한은은 올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렇다면 한은은 성장률 전망을 얼마만큼 깎을까. 정부와 국책기관, 국제기구 사이에서는 올 성장률 전망에 있어 1.5%가 대세 격이다.
정부는 아직 1.6%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1.5%로 전망치를 수정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도 1.5%를 내다보고 있다.
한은 역시 이번 수정 전망에서 성장률을 0.1~0.2%포인트(p) 정도 소폭 낮춰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IB), 증권사 등 민간에서는 1%대 초반 전망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고 수십년 고도 성장을 이어온 한국 경제사를 고려했을 때 다소 충격적인 0%대 성장 의견마저 곳곳에 퍼져 있다.
그러나 한은이 민간처럼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춰 잡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칫 섣부른 금리 인하 기대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애초 한은은 올해 IT 수출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경기가 크게 나쁘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반도체나 IT 부문을 제외하고 올해 성장률을 보면 현 수준에서 1.9% 정도”라고 언급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조정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은이 하반기 물가 경로에 공공요금 인상, 유가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 직전 전망치인 3.6%를 유지할 것으로 추측한다.
올 한 해 경상수지 흑자의 경우 하향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현안질의에 참석해 “올해 경상수지는 관광이라든지 다른 산업이 발전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240억에서 260억달러 정도 흑자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한은의 경상수지 전망치는 260억달러였기에 이번 수정 전망에서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새로 입주한 한은 본부에서는 처음으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갖는다.
여기에 장용성·박춘섭 신임 금통위원도 처음 회의에 참석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이번 금통위의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하며 “박춘섭 위원은 비둘기파적이고 장용성 위원은 다소 매파적일 것으로 파악되나 전체적인 금통위 구도는 이전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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