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이 1년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조만간 서울 집값이 본격적인 대세 반등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바닥을 다진다고 해석할 순 있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보긴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4주(22일 기준) 0.03% 상승해 지난주(-0.01%) 대비 0.04%포인트(p)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해 5월 4주(30일 기준) -0.01%로 떨어진 뒤 지난 주까지 51주 연속 하락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 규제 지역 해제를 비롯한 각종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서 거래가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는 3155건으로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해 10월(559건)보다 5배 이상 늘었다. 거래가 늘며 급매물이 소진됐고, 이에 반등 거래가 고개를 들었다.
부동산원은 “가격 회복 기대 심리로 인해 주요 지역 선호 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후 추가 상승 거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 5개 권역 중 용산구가 속한 도심권(0.02%), 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동남권(0.17%) 위주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사례에서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수억원씩 오른 거래가 포착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2일 강남구 도곡동 ‘우성캐릭터199’ 전용면적 132.94㎡(14층)는 2억원 오른 22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18일에는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7층)가 지난 2월 팔린 1층 매물(18억2000만원)보다 4억1000만원 오른 2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당시 17층 매물도 19억7500만원으로 20억원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지곤 있지만, 당장 추세적 반등으로 향하고 있다고 해석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서도 매수-매도 희망 가격 차이로 관망세가 지속되며 지역별로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0.02%)을 비롯해 은평·서대문구가 있는 서북권(-0.01%), 금천·구로 등이 속한 서남권(-0.03%)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속적인 규제완화 효과에 15억원 대출 제한 폐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지난해 낙폭 과대에 따르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반등의 원인이라고 본다”며 “다만 추세적 상승세보다는 기술적 반등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역전세난과 경기침체, 미미한 통화량 팽창, 소득 대비 집값 고평가 등을 감안할 때 V자형 회복은 힘들다”며 “2008~2012년 W자형 더블딥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일부 지방은 4월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만큼 지역별 편차도 크다고 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금리가 지난해처럼 급속도로 상승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중론을 이루면서, 금리 리스크가 해소돼 매수 허들이 낮아졌다”면서도 “하지만 급매물이 소진돼 가격 만족도가 떨어졌고, 계절적 비수기도 있어 거래량이 늘며 우상향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 당장은 바닥 다지는 박스권 장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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