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훈풍에 삼성 장중 ‘7만 전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6일 03시 00분


AI 등에 업고 엔비디아 최대 실적
메모리-파운드리도 활성화 기대
업계 “하반기 반등 전망 힘 얻어”
SK하이닉스는 6% 올라 ‘10만 닉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을 예고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반등시킬 ‘AI 파워’가 입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반도체 경기 저점을 찍는 시기가 좀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 AI 등에 업고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
엔비디아는 24일(현지 시간)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4.6% 상승했다. 이 회사 회계기준으로는 올해 2∼4월에 해당한다. 엔비디아는 올해만 주가가 두 배로 뛰어오르며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24조 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72억 달러(약 9조5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2분기 매출 전망치가 110억 달러(약 14조5310억 원)에 달한 것이 ‘어닝 서프라이즈’의 결정적 배경이었다. 지난해 2분기 매출(67억 달러) 대비 64% 높고, 월가 예상치(71억5000만 달러)보다도 50% 높은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컴퓨터 산업은 두 가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가속화하고 있는 컴퓨팅 파워와 생성형 AI”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AI 확산이 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황 CEO는 3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도 “AI의 ‘아이폰 모멘트’가 왔다”고 밝힌 바 있다. AI에는 빅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GPU가 필수적이다. GPU 설계에 특화된 엔비디아는 AI용 GPU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신 AI용 반도체 ‘H100’ 등에 대해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미중 갈등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AI 시장에 대한 지배력 덕에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엔비디아는 금지 품목의 ‘중국 버전’을 따로 만들어 규제를 우회하며 타격을 최소화해왔다.

●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체가 ‘반등 기대감’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전망을 내놓으며 반도체 업계 전반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PU가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살아나는 만큼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도 덩달아 활성화되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AI 고도화에 맞춰 고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 주문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설비투자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장의 경우 수요가 점차 살아나는 데다 주요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감산에 나선 만큼 하반기(7∼12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운드리의 경우 수요가 살아나도 결국 고객으로부터 ‘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초미세공정 개발 등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발 ‘AI 훈풍’에 경쟁사 AMD(8.2%)나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대만 TSMC(6.8%)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줄줄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25일 장 초반 1년 2개월 만에 ‘7만 전자’를 찍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6% 오른 10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메모리-파운드리 활성화 기대#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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