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서 용산 행사 후일담 이어져
“내년엔 20대, 30대 그룹으로 늘려야”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가 마무리된 뒤에도 경제계에서 후일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중소기업인과 대기업 총수가 테이블마다 섞여 앉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이디어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소기업 스타트업은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기 어려운데 모두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마련돼 좋았다”면서 “이번엔 대기업 9곳에서 오셔서 9개 테이블에 나눠 앉았지만 내년엔 20대, 30대(그룹으)로 늘려야겠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당시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대통령이 ‘셀카’를 하나하나 다 찍어주고 테이블을 도느라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끝났다”며 “제가 ‘대통령님 사진 찍느라 피곤하시겠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회장님, 정치하는 사람이 피곤하다고 하면 안 됩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당일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장갑 제조업체 시즈글로벌의 김주인 회장(80)은 “예전만 해도 기업 하는 사람을 무슨 죄인 취급하듯이 했었는데, 축제와 같은 자리가 아주 좋은 기억이 됐다”며 “앞으로 이게 전통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테이블 50여 개를 정말 다 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작은 사업이지만 나라에 기여한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동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서는 “(연장자인 나를 배려해서인지) 직접 음식을 날라주고 주변 사람들과 악수하고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아주 소탈하고 친근했다”고 기억했다. 또 “이 회장이 홍라희 여사와 1년에 한 번씩 1주일 시간을 내 함께 여행하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고 하더라”며 “친근감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날 식사에 곁들인 주류로 국내 수제맥주 업체의 ‘경복궁’이 제공됐다. 한 참석자는 “예정보다 늦었는데도 윤 대통령이 ‘아쉬운 사람들은 맥주 한 잔씩 더 하고 가시라. 나도 한 잔 더 먹겠다’고 해 다들 웃었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호 때문에 테이블 이동이 자유롭진 않았지만 야외여서 그런지 대통령이나 참석한 기업인들이나 모두 엔도르핀이 많이 돌았던 것 같다”고 이날 분위기를 전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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