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올 1분기(1∼3월) 여행수지 적자가 3년 반 만에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수지 적자가 경상수지 개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수지는 32억3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7∼9월·32억796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여행수지란 한국인 여행객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들어와 쓰는 돈의 차이를 말한다. 2021, 2022년 20억 달러 전후 수준이었던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커진 것은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보다 외국으로 나간 한국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집계 결과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도 171만 명으로 전년 동기의 6배 수준으로 늘었지만 해외로 떠난 한국인은 498만 명으로 무려 1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일본 여행이 급증해 1∼4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06만7700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48만1920명에 그쳤다. 일본인 1명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인 4명 이상이 일본으로 나간 셈이다.
수출 부진으로 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휴가철 해외여행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까지 계속 확대되면 경상수지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로, 1분기 기준 11년 만에 적자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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