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업계가 오는 7월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레미콘·건설 업계와의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시멘트 제조 기업인 쌍용C&E는 전날(30일) 수요업계에 가격 인상 공문을 발송했다.
쌍용C&E는 7월1일부로 1종 벌크시멘트는 톤당 11만9600원, 슬래그시멘트는 톤당 10만9300원에 공급하겠다고 통보했다. 현재 1종 벌크시멘트 공급가격 10만4800원, 슬래그시멘트 9만5800원에서 각각 14.1%씩 오른 금액이다.
쌍용C&E는 전기요금 인상을 시멘트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다. 유연탄 가격은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쌍용C&E는 공문을 통해 “호주 뉴캐슬 유연탄 톤당 가격은 지난해 1~8월 평균 344.7달러에서 지난해 10월~올해 4월 평균 296.1달러로 하락해 유연탄 도입 원가가 일부 절감됐다”면서도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제조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전력요금은 누적 인상률이 44%에 달한다”며 “연내 킬로와트당 31원 수준의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어 향후 전력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나머지 6개사도 연쇄적으로 시멘트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업계 일각에선 인상 폭이 작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두 차례 가격을 올린 시멘트 업계가 올해 또다시 공급가를 높여 잡자 레미콘 업계와 건설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건설자재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톤당 1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며 “환율이 올라 유연탄 가격 하락에 대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시멘트 업계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히려 시멘트 가격을 낮춰야 한다. 단가 인하 요청을 할 것”이라며 “가격 인상 통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 집회를 하든 이번 만큼은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 레미콘 업계 관계자도 “원자재 가격이 반토막 이하로 내려갔는데 시멘트 가격을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오히려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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