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차세대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 글로벌 CNT 수요는 연평균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31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CNT 4공장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CNT는 전기·열 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같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반도체 공정용 트레이 등에 쓰인다.
LG화학의 CNT 4공장 생산규모는 연간 3200t으로 2025년 1분기(1∼3월) 가동이 목표다. LG화학은 현재 전남 여수시 소재 CNT 1∼3공장으로 연간 29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7년 500t 규모의 1공장 가동을 시작한 뒤 2020년 이후 매년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가장 규모가 크다.
LG화학이 생산하는 CNT는 주로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돼 양극 도전재(전기·전자 흐름을 돕는 소재) 용도로 공급된다. CNT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 소재(카본블랙)를 썼을 때보다 10% 이상 높은 전도도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만큼 도전재 사용량을 줄이고 양극재를 더 채워 배터리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에도 쓰인다. LG화학은 CNT를 첨가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정전도장 플라스틱’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미쓰비시자동차 3종의 프런트 펜더에 쓰이지만 향후 범퍼, 사이드미러, 트렁크 연료 주입구 등에 적용 가능하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트레이에 CNT를 적용하면 고온을 견디고 분진, 전자파, 정전기 등을 차단할 수 있다.
글로벌 CNT 수요는 지난해 1만4000t 규모에서 2030년 9만5000t으로 연평균 30%가량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용 CNT 시장만 2030년 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NT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 상위 업체 3곳은 LG화학보다 더 큰 생산 규모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품질을 앞세워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 CNT 공장은 자체 개발한 유동층 반응기를 활용해 단일 라인 생산 최대 규모인 600t의 양산이 가능하다. 독자 기술 기반 코발트계 촉매를 사용해 자성이물 함량을 낮춰 별도의 후공정이 필요 없는 것도 강점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우수한 품질과 선도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시장에 이어 해외 시장에서도 여러 고객사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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