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1년새 18% 하락 등 영향
19개월 만에 최저치… 기저효과도
외식물가 고공행진 “안정 일러”
중산층-60세 이상, 고물가 부담 커
물가상승세가 둔화되며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로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워낙 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기저효과를 누린 데다 에너지 가격이 떨어진 결과다. 다만 전기,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과 외식물가가 여전히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데다 국제 유가와 경기 흐름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아직 물가 안정을 점치긴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은행도 물가가 2%대까지 내려갔다가 연말 3%대로 다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 물가 상승세 둔화, 공공요금은 여전히 무섭게 올라
2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년 100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이는 2021년 10월(3.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데는 기저효과도 작용했지만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8.0% 내려 2020년 5월(―18.7%)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라면, 돼지고기 등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3.2% 올라 2021년 9월(3.1%) 이후 1년 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전기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1년 전보다 23.2% 상승하며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전기료는 25.7%, 도시가스는 25.9%, 지역 난방비는 30.9% 각각 올랐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6.9% 상승해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중반까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다가 연말 다시 3%대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등이 언제든 다시 물가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금리의 향방과 관련해서는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묶어둘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낮췄다. 또 ‘금리 인상 이후 우리 경제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심층 분석 보고서를 따로 작성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크게 우려했다. 보고서는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민간의 완충 여력이 줄어들면서 금융안정 리스크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물가 부담 중산층, 60대 이상에서 높게 나타나
한편 지난해 급등한 물가로 부담을 가장 크게 느낀 계층은 중산층,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이날 내놓은 ‘2021년 및 2022년 가구특성별 소비자물가 작성 결과’에 따르면 소득 중위 60%의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2%였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5.1%)보다 높은 수치로 더 부담이 됐다는 의미다. 가구주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가구주 물가 상승률이 5.3%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이어 40∼59세(5.1%), 39세 이하(4.9%) 순으로 가구주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물가 부담이 덜했다.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7월부터 전기사용량을 전년 동월 대비 10% 줄이면 인상 전 전기요금을 적용받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여름철 가정 평균 사용량인 400kWh(킬로와트시)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으로 7만4000원를 내야 하지만 10%를 아끼면 6만 원을 내면 된다. 7일부터 온라인 포털 검색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6월 ‘여행가는 달’을 맞아 30일까지 전국의 숙박시설을 예약할 때 3만 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KTX는 최대 50%, 유원시설은 1만 원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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