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반려동물울 키우는 집이 최근 2년간 16만 가구 늘면서 550만 가구를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B금융그룹이 4일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2022년 말 기준 약 552만 가구로 2020년 말 536만 가구 대비 약 2.8%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33.6%로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을 맞이하기로 결정하는 데 ‘1개월 이상 생각했다’는 응답 비중은 전체 반려가구의 34.5%였다. 1개월 이상이 소요된 이유에는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는지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1.0%로 가장 높았다.
반려가구 중 67.3%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타인에게 반려동물 양육을 추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21년 46.5%에서 2023년 41.9%로 내려갔다.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반려가구 중 반려동물 입양 준비가 충분했다고 생각한 경우는 28.4%에 불과했다. 반려동물 입양 준비를 돕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반려인 자격시험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49.2%에 달했다.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해 반려가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려동물 건강관리’(55.0%)였다. 반려동물 식사나 거주환경 등 ‘반려동물 양육’(38.8%)과 ‘반려동물 외출’(27.0%)이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와 관련해서는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방법(68.6%)과 질병 진단 후 케어 방법(55.7%)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지난 2년간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비(사고나 상해,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값의 합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가구는 전체의 73.4%였다. 이들은 연 평균 78만7000원을 지출했다. 정기검진이나 엑스레이(X-Ray), CT, MRI 등 장비를 사용한 정기·장비검진에 대한 지출이 가장 많았다. 원격의료상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1.5%, 원격진료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답변은 44.1%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반려가구의 21.5%에 불과했다. 반려가구의 89%가 반려동물보험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가입한 반려가구는 1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월보험료가 부담된다’(48.4%), ‘보장범위가 좁다’(44.2%)는 점을 많이 꼽았다.
이번 조사 결과 반려가구의 64.5%는 반려동물이 죽으면 화장 후 수목장, 메모리얼스톤, 봉안당 안치 등 화장 후 장묘시설 이용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직접 땅에 매장하는 경우가 58.7%로 가장 많았지만 장례 문화도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양육 문화도 함께 발전하며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황 박사는 “동물 유기 확산 방지를 위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원격의료상담 서비스, 원격진단 서비스 실시 등 제도적인 변화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2017년 이후 4번째로 발간됐다. 지난 2~3월 일반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 심층면접(FGI)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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