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와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차권설정등기를 신청한 세입자 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4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전국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등기가 신청된 부동산 수는 3666건으로 전월(3045건)보다 20%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765건)보다 379% 늘어난 수치로 2010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다. 임차권등기 건수는 올해 3월(3414건) 처음으로 3000건을 돌파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등기하면 세입자가 해당 집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이사하더라도 이후 해당 집에 대해 경매가 진행됐을 때 실제 거주 중인 것과 다름없이 보증금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국 시도 가운데 서울의 임차권등기 신청 부동산 수가 1243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1005건)와 인천(782건), 부산(231건), 대구(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자치구 중에선 강서구가 344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에서는 부천시(294건)에, 인천에서는 미추홀구(210건)에 등기 신청이 몰렸다. 세 지역 모두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해 피해가 잇달아 나오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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