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총연합회 "포털위 설립해 자율적으로 제휴 계약"
"포털뉴스 공정성 관리 역할 수행…이달 중 뉴스 개혁 TF 구성해야"
여당이 포털 뉴스 개편 움직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제휴 심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잠정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제평위를 해체하고 포털뉴스위원회(포털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당이 개최한 국회세미나에서 제기됐다.
기존 제평위가 포털 뉴스 제휴 심사를 하는 방식이 아닌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율적으로 개별 언론사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포털위원회를 법정기구화해 포털의 뉴스 공정성 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국민의힘 포털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주관하는 ‘포털 뉴스 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김장겸 국민의힘 포털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김유진 대안연대 사무총장·김영덕 더 퍼블릭 대표·강명일 MBC 노동조합 강명일·송종문 전 KBS 디지털뉴스국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언총 “포털위 설립해 네이버·카카오 자율적으로 언론사와 제휴 계약 체결” 주장
이날 ‘포털 뉴스의 공정성 확보 방안’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기완 언론인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기존 제평위를 해체하고 포털뉴스위원회(가칭)를 새롭게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포털위원회가 디지털 뉴스에 대해 공적인 통제를 하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자율적으로 개별 언론사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정책위원장은 “우리나라 포털 의존도가 일본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포털의 사회적 영향력이 방송을 넘어서고 있으며, 공영성 논리를 방송에서 포털도 적용해야 한다. 포털뉴스 문제점은 트래픽을 만들어 수익창출을 한다는 것인데, 트래픽을 이용하는 방식은 결국 부정행위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털위원회의 조직 및 법적 성격으로 법정기구 모델과 자율기구 모델을 제시했다. 법정기구 모델의 경우 포털위원회가 포털뉴스 공정성을 관리하고 인터넷 미디어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 포털위원회를 법정기구화하기 위해서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포털위원회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는 법률 개정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자율기구 모델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업자가 반드시 자율기구에 참여하도록 한다. 박 위원장은 “다만 포털이라는 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율기구 모델이 포털 뉴스 공정성 관리에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라 현실적으로 자율규제보다는 강력한 갑에 대한 공적 통제를 취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언총이 주장하는 제평위 구조의 문제는 전문성과 공적 통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포털위원회는 25인 이내의 언론인, 법률가, 학자, 시민단체 임원 등으로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위원은 20년 이상 언론 활동에 종사한 자, 언론 관련 연구자로 박사학위소지자, 언론 관련 법률 활동 5년 이상 종사자, 언론 관련 시민단체 활동 5년 이상 종사자여야 한다. 인적 구성에서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을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포털위원회 역할은 크게 포털의 공정성 관리와 미디어 관리로 나뉜다. 포털 공정성 관리는 포털 검색 서비스와 의제 설정이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며, 미디어 관리는 가짜 뉴스 생성 등 인터넷 미디어의 부정행위를 모니터하고 제재한다.
아울러 포털위원회 재원은 언론진흥기금 혹은 방송발전기금과 포털의 분담금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평위 사실상 해체 수순?…방통위도 제평위 법정기구 설립 추진
이번 세미나는 지난 5월 22일 제평위 사무국이 활동 중지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론의 장이다.
앞서 제평위는 제평위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제휴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 현재 제평위 외에 새로운 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라며 “뉴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보다 나은 대안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제평위 활동 중단은 정부·여당의 ‘포털 때리기’ 기조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제평위와 비슷한 역할의 기구를 법제화하는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포털의 손익 현황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신문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으며 포털을 언론사로 규정하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내놨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도 디지털 뉴스를 관리하는 법정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털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제평위 설치·구성 요건, 역할 등을 법제화하겠다는 뜻이다.
방통위는 제평위 활동 중단과 관계 없이 제평위 법정기구화 논의를 진행해왔다. 올 4분기 중으로 관련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만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평위 법정기구화 협의체’ 2기도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언총도 제평위 해체 후 포털위원회를 법정기구 모델로 설립하는 것을 주장하면서 정부와 여당이 제평위 법정기구화 추진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언총은 “포털위원회가 방통위와 달리 포털 뉴스에 대한 관리는 방송에 대한 것보다는 민간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방통위의 제평위 법정기구화 논의와는 선을 그었다.
한편 박 위원장은 포털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률 개정 이전에 과도기 조치를 위해 이달 중 뉴스 서비스 개혁 TF를 구성 운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포털 뉴스 소통을 위해 공적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법률 개정 작업을 수반하므로 자칫 지체될 위험도 크다”라며 “올 하반기는 새로운 모델 및 법률 개정안의 기본 정신을 고려해 자율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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