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평행선을 달려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준법투쟁’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항공기 운항 일부 지연 등으로 인한 승객 불편이 우려된다.
7일 조종사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오늘 오전 10시부터 비행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준법투쟁은 근무를 거부하는 파업 형태의 투쟁이 아니라 오히려 법과 절차를 모두 지키는 형태의 투쟁이다.
산업 현장에서 유연성을 발휘해가며 하던 일을 원칙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항공업계의 경우 준법투쟁을 하면 비행기 연착이나 인력 운영 차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노조는 우선 이륙 약 2시간 전에 시작했던 조종사·승무원 브리핑을 규정대로 이륙 1시간 20분 전에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항공기가 활주로를 달릴 때 법정 속도를 준수하기로 했다.
승무원 브리핑을 규정보다 40분 앞서 이륙 2시간 전에 했던 것은 비행에 따라서 챙겨야 할 것들이 더 많을 때가 있어서다. 이런 관행을 따르지 않고 절차에 맞게 1시간 20분 전부터 비행을 준비할 경우 일부 항공편은 출발 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
법정 속도를 준수하는 것 역시 도착 후 주기장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져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노조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위태로운 현 상황에서 비행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사측이 비행안전을 무시하고 불성실한 임금협상을 계속한다면 필수공익사업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파업까지 강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운행하는 국내선 88편, 국제선 122편(편도 기준) 가운데 지연이 빚어진 항공편은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지연 발생 시 항공기 일정 조정 및 항로 변경 등의 조처를 할 예정”이라며 “지연으로 인한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노사 양측은 지난 10월부터 6개월여간 임금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임금 인상률에 대한 이견이 발생해 협상은 결렬됐다. 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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