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달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들은 줄지어 상장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로봇 자회사 두산로보틱스는 9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 생산 업체인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된 이후 아직은 적자 상태다. 그러나 거래소가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의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1조 원 이상이거나 시총 5000억 원 이상 및 자기자본 1500억 원 이상일 경우 다른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해주면서 길이 열렸다.
코스닥 상장사인 NICE평가정보는 9일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SGI서울보증보험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업체 엔카닷컴도 19일 코스피 상장 심사를 신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 시가총액 2조∼3조 원의 대표 대어급 공기업인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7월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투자심리 악화와 기업 가치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이달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면 2010년 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에 IPO를 추진하는 공기업이 된다.
지난해 증시 부진 속 대형주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한 것과 달리 올해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이미 6개사가 상장에 나섰다. 이 중 삼강엠앤티와 한화리츠, 삼성FN리츠는 상장에 성공했고,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비롯해 강관 제조업체 넥스틸, 비에이치 등에 대해서는 심사가 진행 중이다. 반면 지난해 시총 1조 원 이상의 IPO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했다.
반도체주 강세로 증시에 훈풍이 불며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서머랠리(여름 급등 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는 7일에도 2,615.60에 마감하면서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2일 2,601.36, 5일에는 2,615.41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2,600 선을 지켰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 완화, 외국인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도 이날 장중 1296.8원까지 떨어져 4월 14일 이후 두 달여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렸다. 연초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13조7000억으로, 10조 원을 넘어선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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