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의사결정, 구글링 아닌 통계 데이터 검색으로"
실험적 통계, 속보성 지표 확충…통계 공개 시의성↑
시장 개척에 필요한 해외 정보도 제공하도록 개편
“실제로 기업들을 만나보니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를 구글링을 해서 의사결정을 합니다. 무척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통계청의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기업활동의 의사결정 과정은 판이하게 달라질 겁니다.”
통계청이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 수요에 맞춘 통계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업이 중요 의사결정을 할 때, 통계를 기반으로 할 수 있도록 챗지피티(ChatGPT) 기능이 장착된 통계 검색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국가통계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논의된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통계 활용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전통적인 국가통계 작성과 제공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수출 부진 등의 문제 해결을 적극 지원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앞서 삼성전자를 포함해서 현대, SK텔레콤, 네이버, 쿠팡, 포스코 등등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들었다. 이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분야별 경제단체와 만나 간담회를 통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구체화했다.
기업·경제단체들은 실제 기업활동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시의성 있고 상세한 통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제주 한 달살이 통계, 배달앱·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구독서비스 지출액과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적 통계 및 속보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지역 경제의 현황을 제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의 주기를 ‘연간’에서 ‘분기’로 앞당겨 시의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통계청은 기업이 이용하는 통계 수요를 파악하는 체계를 만드는 한편 세계적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주제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후변화위기 등에 대한 통계 지표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각국의 주요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속의 한국’ 서비스를 국가통계포털에 개편할 방침이다.
거래대상이 개발도상국인 경우는 통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기업들이 겪는 애로가 컸고, 중동지역의 무역통계는 국제기구의 업데이트 속도가 느리다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필요한 통계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한국판 챗GPT를 구축한다. 통계청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검색 기능을 통해 중요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편한다.
정향우 통계청 기획조정관은 “기업이 편항되고 왜곡된 정보의 토대에서 의사결정을 하면 그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며 “통계청이 제공하고 있는 1300종 이상의 공신력 있는 통계를 기업이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네이버, 카카오,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협업하면서 챗GPT 기능을 탑재한 통계 서비스 체계를 갖춰나간다. 이는 빠르면 내년 말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이밖에 전국 11개소가 있는 통계데이터센터와 대전·서울·제주에 위치한 통계교육원 시설을 민간과 공유해 예비창업자,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의 데이터 활용 진입장벽을 낮춘다.
정 기획조정관은 “오늘 발표한 내용들이 통계청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쟁이 격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기업이 고객의 필요와 환경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통계와 데이터의 활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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