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MIT 등 유수 기관
인적-물적 인프라에 세계가 주목
CIC 내 한국기업 20여 곳 입주
“기술수출-자금확보 바쁘게 미팅”
“최근 10년간 투자 기관이 미국 보스턴 내 기업에 투자한 금액이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바이오 전문 인력도 10만 명 이상으로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기에 보스턴은 더할 나위 없는 곳입니다.”
6일(현지 시간) 세계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의 중심가에 위치한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서 박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장이 이같이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1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보스턴으로 거점을 옮겨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박 지사장이 보스턴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교두보로 꼽은 것은 바이오 산업과 관련한 풍부한 인적, 물적 인프라 때문이다. 보스턴에는 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개 중 19개의 지사가 있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유수 기관과 유명 병원들도 밀집해 있다. 모더나에 초기 투자한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VC)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역시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박 지사장은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근처에 협력할 파트너가 많고 직접 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유망한 기업이 대거 모여 있다 보니 세계적으로 이 지역 바이오 기업을 주목하고 있어 투자받기도 수월하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보스턴이 포함된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2012년 13억6000만 달러에서 2021년 10배 이상인 136억6000만 달러로 늘었다.
올해 CIC에 입주한 전문 의약품 기업 동아ST의 경우 보스턴에 입주한 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물론 유럽 지역 기업 등과 접촉이 늘고 있다. 류은주 동아ST 미국 지역 대표는 “세계적으로 다른 바이오 기업에서 기술을 들여오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대세인 만큼 많은 해외 국가들이 보스턴 내 바이오 기업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기술 수출이나 글로벌 자금 확보를 위해 바쁘게 미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바이오 전문 인력이 대거 포진돼 있다는 점도 보스턴 클러스터의 강점으로 꼽힌다. 2021년 CIC에 입주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인 웰트 관계자는 “미국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 및 글로벌 제약사와 네트워크가 있는 인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보스턴 내에서는 이런 인재를 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국내 기업과 해외 제약사 및 투자 기관 종사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6일에는 CIC 내 ‘벤처 카페’에서 국내외 업계 종사자 200여 명의 만남을 주선하는 ‘코리아 바이오 이노베이션 나이트’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재명 휴온스USA 미국법인장은 “이런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많은 바이오 기업들을 만나며 유망한 투자처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휴온스USA는 지난해 9월 보스턴 기반의 한국 바이오 기업인 인제니아에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CIC 내 입주한 한국 기업은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스탠다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20곳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부터 매년 10개의 바이오 기업을 선정해 CIC 임차료를 지원하는 ‘K블록버스터 미국진출 거점확보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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