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챗GPT 아버지’ 올트먼 “韓과 AI반도체 협력 원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0일 03시 00분


[‘오픈AI’ 샘 올트먼 방한]
“韓, AI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늘리고
규제 완화-국제 규범 선도적 역할을”
오픈AI 활용 기업에 투자 확대

한국을 방문 중인 샘 올트먼, 그레그 브로크먼 오픈AI 공동창업자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주재로 스타트업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스타트업과 반도체 
생태계에 큰 관심을 표시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국을 방문 중인 샘 올트먼, 그레그 브로크먼 오픈AI 공동창업자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주재로 스타트업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스타트업과 반도체 생태계에 큰 관심을 표시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역량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의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고, 반도체 개발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오픈AI는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습니다.”

‘챗(Chat)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9일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국과 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올트먼 대표가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에 관심을 표시하면서 AI반도체 공동 개발, 국내 스타트업 투자 등 관련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 AI 활성화 위한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늘려라”

올트먼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파이어사이드 챗(노변담화)’ 행사에 참석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내 AI 스타트업 120여 곳을 만났다. 이날 오후에는 일반 청중 약 1000명과 대담한 데 이어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도 면담했다.

이날 올트먼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집중할 분야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반도체를 꼽았다. 그는 “AI 시대에는 막대한 데이터양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AI는 현재 대만 반도체도 많이 쓰지만 대만이 계속 반도체를 공급해도 수요를 맞추려면 한국의 반도체가 필요하고, 그래서 한국과의 협력을 여러 나라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메시지로는 “첫째, AI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늘릴 것, 둘째, 기업 규제를 없애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셋째, 국제 규범을 만드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 제조 역량 등 AI가 발전할 수 있는 자산을 이미 많이 갖고 있고, 한국 스타트업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한국에 글로벌 기업들이 있는 것도 큰 자산으로, 이미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에 대해 그는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싶다”며 “오픈AI 펀드 규모를 확대해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함께 방한한 그레그 브로크먼 오픈AI 회장(공동 창업자)은 “한국의 챗GPT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으로 많다”고도 했다. 중기부 측은 “오픈AI의 개발자 워크숍을 한국 스타트업을 위해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픈AI 전용 반도체 등 AI 반도체 공동 개발을 위한 추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대표는 오픈AI 한국사무소 개설과 관련해 “아직 일본사무소를 개소하진 않았는데, 한국도 알아보고 싶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 “기술 발전의 황금시대 맞이할 것”

올트먼 대표와 브로크먼 회장,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가 참석한 오후 강연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AI 시대 직업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올트먼 대표는 “AI가 노동을 변화시키겠지만 인간의 창의력 자체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생길 수 있는 디지털 격차 문제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AI 시대 학생은 뭘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에 “여러분은 기술 발전의 황금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며 “기술과 함께 스스로를 진화시키는 적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올트먼 대표의 이번 방한으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의 협력이 가속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춰 ‘AI 전용 반도체’ 연구개발, 제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퓨리오사’,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알밤’의 김정은 대표는 “챗GPT를 쓰는 스타트업은 오픈AI에 일종의 고객”이라며 “대기업이 할 수 없는 디테일한 서비스에 스타트업만의 노하우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해 협력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챗gpt 아버지#올트먼#ai반도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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