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 속도가 임금 근로자 증가 속도보다 1.8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연령층 중 휴폐업이나 권고사직 등 비율이 높은 50대 이상에서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의 각 연도 8월 기준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2∼2022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5%였다. 전체 임금 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1.4%였다.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시간제 근로를 택한 사람을 의미한다.
2012년 79만3000명에 불과했던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2020년 110만4000명까지 치솟았다. 2021년 108만7000명, 지난해 102만 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2019년부터 4년 연속 100만 명을 넘기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5.0%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청년층(15∼29세)은 연평균 2.5%, 30대는 0.7% 올랐다. 최근 5년(2017∼2022년)으로 좁혀 보면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가 늘어난 건 50대 이상(5.6%)이 유일하다. 청년층과 30대, 40대는 각각 연평균 1.8%, 1.9%, 5.3% 줄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50대 이상에서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휴폐업이나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 변화가 더 많이 일어나 시간제 근로를 하는 근로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가 된 이유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60.8%)은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라고 답했다.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어서’(17.2%),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3.5%)가 뒤를 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전체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한국이 43.1%로 조사 대상 회원국 중 7위였다. OECD 평균인 29.1%의 1.5배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특히 5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게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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