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완화, 소비심리도 반등”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바닥에 근접했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KDI는 11일 내놓은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나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올 3월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을 ‘둔화’에서 ‘부진’으로 바꿨다. 경기 부진을 공식화한 지 3개월 만에 경기가 조만간 저점을 지나 반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KDI는 “경기 부진이 심화되진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 완화 등을 꼽았다. 올 4월 전년보다 41% 급감했던 반도체 수출액은 5월에는 ―36.2%로 감소 폭이 줄었다. 대중 수출액 감소세 역시 올 3월 ―33.1%까지 치솟았다가 5월 ―20.8%로 다소 진정됐다.
KDI는 소비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도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3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월 98.0으로 100에 근접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KDI는 또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입가격이 하락하고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뛰며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을 보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재 우리 경제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국내외 유수한 전문기관들에 따르면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터널의 끝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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