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출근한 직원들, 10시쯤 갑자기 빠져나가”
투자자 “회사와 소통 안 돼…조직적 행동 필요”
14일 오후 ‘출입 금지’ 경고 문구가 붙어있는 하루인베스트 사무실 내부는 에어컨이 켜진 채로 잠겨있었다. 불만 끄고 급하게 떠나던 직원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광경이었다.
최대 12% 고이율로 인기를 끈 코인 예치서비스 하루인베스트가 전날 돌연 입출금을 중단하며 러그풀(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운용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 업체가 하루 만에 입출금 중단을 공지하는 상황은 러그풀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루인베스트 사무실 폐쇄’ 소식이 전해지면서 직원들도 급하게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을 의식한 하루인베스트는 전날 오후 “최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 현재 사무실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기사에서 언급된 이른바 ‘러그풀 논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뉴시스가 이날 직접 하루인베스트 사무실을 방문한 결과 해당 반박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이 황급히 잠적한 정황과 진술이 사무실 현장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건물에 들어선 하루인베스트는 총 17층과 18층 두 층을 사용 중이었다. 자세히는 하루인베스트 운영사로 알려진 블록크래프터스가 17층을, 하루인베스트가 18층을 각각 쓰고있었다.
두 층 모두 불이 꺼진 채로 굳게 잠겨있었다. 잠긴 문 앞에는 ‘출입금지, CCTV 녹화중, 적발시 민·형사 법적 조치함’이라는 문구가 적힌 A4 용지가 4장씩 붙어있었다. 특히 미처 붙이지 못한 해당 용지 20여 장이 문 앞에 떨어져 있기도 했다.
통유리로 된 사무실 문 너머에는 직원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다 마시지 못한 커피 텀블러는 책상 위에 놓여있었으며, 구석 옷걸이에는 챙기지 못한 외투도 걸려있었다. 직원 소유로 추정되는 택배 상자 3개도 문 앞에 덩그러니 있었다.
이날 사무실 앞에는 하루인베스트와 소통을 위해 방문한 투자자들도 있었다. 하루인베스트를 1여 년간 이용했다는 투자자 A씨는 “현재 공식 공지방도 사라지고, 사무실 상황도 궁금해 찾아왔다”며 “본인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은 회사와 소통이 되질 않아 마냥 기다리면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무실을 운영 중이라는 회사의 공지와 달리, 굳게 닫힌 문을 보니 답답하기만 하다”며 “조심스럽지만 어느정도 시점이 돼서도 회사와 소통창구가 단절되고 일방적인 공지를 기다려야 된다면 적극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사무실을 비우는 상황이 목격되기도 했다. 1년 간 사무실 청소를 담당했다는 관리인 B씨는 “전날 아침 평소와 같이 정상 출근했던 직원들이 오전 10시쯤부터 갑자기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직원 중 한 명은 내부사정 생겨 당분간 청소를 말아달라는 부탁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어 “월요일까지도 문제없이 운영되던 사무실이 하루 만에 비워지니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며 “현재 사무실 물품과 기계들은 그대로 있고, 사람들만 빠져나간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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