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가 15% 상승… 서울 청약경쟁률 50 대 1, 전국의 7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9일 03시 00분


[치솟는 아파트 공사비-분양가]
‘지금이 가장 싸다’ 청약시장 후끈
원자재값 인상에 분양가 계속 올라
“수도권에 수요 쏠려… 지방은 침체”

지난달 서울 은평구에 공급된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평균 2610만 원 수준이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7억∼8억 원대. 2020년 같은 은평구에서 공급된 ‘DMC센트럴자이’의 분양가(3.3㎡당 평균 1992만 원)와 비교하면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지난달 1순위 청약 당시 경쟁률 78.9 대 1을 기록했고, 계약도 100% 완료됐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분양 당시만 해도 ‘분양가가 높다’는 논란에 계약 포기가 속출했던 단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5월 이 단지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18억 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도 17억 원에서 18억 원 후반까지 형성돼 있다. 약 6개월 새 13억 원 선이었던 분양가에 5억 원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올해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약 50 대 1)이 전국 평균의 7배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해서 오르며 ‘지금 분양하는 아파트가 가장 싸다’는 인식이 커지고, 분양 규제 완화 효과가 겹치면서 서울 분양 시장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14개 광역 시도에서 공급된 총 69개 단지(일반공급 2만7317채)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6.8 대 1이었다.

서울은 5개 단지(일반공급 981채)에 1순위 통장 4만8899개가 접수돼 평균 49.8 대 1로 전국에서 가장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해 서울 1순위 경쟁률이 10.3 대 1에 그친 것과는 상반된다. 서울에 이어 충북(27.8 대 1)과 경남(25.9 대 1) 등이 두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서울 청약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덕분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지난해 말 6%를 넘겼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분양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도 수요를 키웠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4년부터 이달 초까지 10년 동안 아파트 분양가는 연평균 약 8.62% 올랐다. 특히 지난해엔 16.09%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이달 초 기준 14.78% 올라 최근 2년 동안 오름세가 가팔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5월 분양가 역시 전국 기준 전월 대비 0.96%, 전년 동월 대비 11.7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대문구 ‘DMC가재울아이파크’의 1순위 경쟁률이 평균 89.9 대 1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서울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지고 있다. 분양권·입주권은 거래량이 늘고 프리미엄까지 붙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전매 거래량은 71건으로 조사됐다. 올해 3월 20건에 그쳤던 거래량이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이 2주가량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모두 많은 수도권 분양 시장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지방은 극심한 침체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분양가 15% 상승#서울 청약경쟁률 50 대 1#수도권 수요 쏠리고 지방은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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