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캐나다·호주 금리 인상…우리나라도 유의해야”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9일 14시 21분


캐나다·호주 금리 인상…주택·민간소비·고용시장 활기 기인
한국도 근원물가 경직 흐름 유의해야

호주와 캐나다가 최근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긴축 통화 정책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국내 근원물가도 경직적인 흐름에 대해 우려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정책금리를 다시 인상한 캐나다 및 호주의 물가 상황을 보면 물가상승 모멘텀이 다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6일(현지시각) 호주 중앙은행(RBA)은 기준 금리를 4.1%로 0.5% 포인트 인상했고, 7일에는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이 기준금리를 4.75%로 0.25% 포인트 인상해 2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14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했지만, 곧이어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긴축 기조를 시사했다.

한은은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주택시장, 민간소비 및 노동시장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라 최근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이 나타나면서 금리를 인상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경우 서비스물가 상승 모멘텀이 지난해 중반이후 축소되다가 최근 2개월 연속 확대됐다. 호주의 서비스물가 상승 모멘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뚜렷하게 확대되어 최근에는 7%를 웃도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선,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가격은 팬데믹 이전 대비 크게 상승하여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CPI(소비자물가지수) 내 집세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이 지난해 상당폭 조정됐지만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최근 순이민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주택수요가 확대된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빠른 민간소비 회복세도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캐나다와 호주에서 가계의 초과 저축이 누적된 점도 민간 소비의 빠른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점도 내수 여건 개선에 도움된 것으로 판단된다.

노동시장 활기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팬데믹 시기 해외로부터 유입된 노동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노동수요가 노동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특히 호주의 경우 실업자 대비 빈일자리 비율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실업률도 팬데믹 이전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다.

한은 측은 “우리나라의 경우 캐나다, 호주에 비해 주택가격이 상당폭 둔화하고 노동시장의 긴장도는 낮다”면서도 “소비와 고용 흐름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파급영향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경직적인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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