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7월 물가 2%대 예상, 연말 3% 내외”… 금리 유지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0일 03시 00분


물가상승률 4개월 연속 하락세
“기저효과 영향… 중반이후 등락”
근원물가 3.9%로 좀처럼 안 떨어져
기준금리 인하 논의엔 “시기상조”

한국은행이 6,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물가 상승률은 연말까지 3% 수준으로 반등하겠지만 한은은 연 3.5%인 현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하반기(7∼12월) 물가가 예상한 수준에서 벗어나면 정책 대응을 하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는 물가 상승률이 반등하더라도 예상 경로대로 간다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뜻으로, 일단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현 시점에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기존의 입장도 되풀이했다.

올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5.2%였던 물가 상승률은 2월 4.8%로 하락한 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반 이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가 연말경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둔화하는 근원물가다. 계절 요인이나 국제 시세에 영향을 받아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올해 1월 4.1%에서 지난달 3.9%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수요 측면에선 예상보다 양호한 서비스 소비와 고용이, 공급 측면에선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경직적인 근원물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처럼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더딘 캐나다와 호주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은도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호주(6.5%), 캐나다(4.4%)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4월 기준 각각 6.5%, 4.4%로 3%대인 우리나라(3.9%)와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내 근원물가는) 2, 3개월 경직적이다가 좀 떨어질 텐데 다시 반등할지는 경기 등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뚜렷한 물가 둔화 흐름이 확인된 만큼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금리를 동결한 데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통화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까닭이다. 정부도 곧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민생 안정 등 경기 대응 관련 정책과제를 담을 계획이지만 세수 부족으로 인해 재정 투입 여력이 크지 않다.

이 총재는 “경기 상황과 관계 없이 정부, 한은의 정책 공조는 잘되고 있고 매우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연말이 돼서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신호가 있으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행#6-7월 물가 2%대#연말 3% 내외#금리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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