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빅테크, 망사용료 부담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0일 03시 00분


EU ‘비용 부담 법안’ 속도낼듯
넷플릭스 공동대표 오늘 방한
망사용료 지급 관련 발언 주목

인터넷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글로벌 통신사와 빅테크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회가 빅테크의 망 사용료 부담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이 빅테크에 데이터 트래픽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EU의 ‘기가비트 연결법’(가칭) 통과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의 공정기여, 즉 망 이용료 부담을 위한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3일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2022 경쟁 정책 연례 보고서’에 포함돼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를 얻었다.

2021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0년 내 유럽의 디지털 전환과 통신망 연결을 가속화하겠다는 내용의 ‘2030 디지털 컴퍼스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결의안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대규모 트래픽 기업들이 통신망 구축에 적절한 자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정책 기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유럽의 일류 디지털 사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EC가 올해 하반기(7∼12월) 유럽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가비트 연결법’ 입법 과정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EC의 발의 후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의 동의 등이 필요한데, 그 한 축인 유럽의회가 법 통과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이다.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의안 채택이 특정한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 통과에 필요한 여론 형성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넷플릭스가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20일부터 22일까지 방한 일정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업자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가 방한 기간 중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2월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연사로 나서 “통신사에 대한 세금은 콘텐츠 투자를 위축시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할 것”이라며 통신사들의 ‘망 투자 요구’에 반박한 바 있다.

#유럽의회#빅테크#망사용료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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