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 데다 낮은 이자율 탓에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불리던 청약통장 해지가 속출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2년3개월 만에 260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93만6069명으로 4월 말 2600만3702명에 비해 6만7633명 감소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2월(2588만7777명)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작년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7월부터 계 감소했다. 11개월 동안 줄어든 청약통장이 109만5842개에 달한다.
감소 폭도 커졌다. 지난 4월에는 한 달 동안 5만3425명이 이탈했고, 지난달에는 이보다 많은 6만7633명의 가입자가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분양가가 계속 치솟는 데 반해 최근 아파트 가격은 하락해 예전만큼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아예 청약시장을 떠난 것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내 집 마련 수요가 줄어들었고, 청약통장 금리가 연 2.1%로 시중 은행 금리와 차이가 큰 점도 청약통장 해지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는 미분양이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5대 광역시 가입자수는 505만1445명으로 전달(503만3612명)에 비해 1만7833명(-0.35%) 감소했고, 기타 지역은 638만7952명으로 전달(637만1954명)에 비해 1만5998명(-0.25%)이 빠져나갔다. 서울은 604만5077명으로 전달(603만2650명)에 비해 1만2427명(-0.20%) 줄었다.
서울은 청약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반면 지방은 여전히 썰렁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 1~5월 서울지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49.8대1을 기록한 반면 대구(0.03대 1), 전남(0.04대1), 제주(0.12대1), 울산(0.16대1), 충남(0.27대1), 경북(0.57대1), 인천(0.86대1), 전북(0.95대1) 등 대부분 지방 지역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대1에 못 미쳤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수도권 단지의 경우 우수한 청약성적을 기록한 반면 지방은 청약 미달이 속출하면서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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