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문화의 달 기념식 15일 열려
디지털 소외계층 돕는 제품 볼거리
국민훈장 동백장 등 정부 포상
“어르신은 창경궁에 언제 마지막으로 가보셨나요?”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주변을 둘러 보니 창경궁의 연못 춘당지에서 스케이트 타는 어린이들이 나왔다. 흑백 영상 속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보니 시간 여행을 온 듯했다. 영상 중간마다 개인적인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질문이 안내 음성으로 흘러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VR 기술로 어르신들의 추억 여행을 돕는 스타트업 세븐포인트원이 선보인 ‘센텐츠’라는 프로그램이다.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불러일으켜 뇌를 활성화하고,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어르신들도 많다”며 “옛 기억을 많이 회상하도록 도와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 ‘제36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 행사장에서는 이들 외에도 디지털 소외계층을 돕는 제품을 선보인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 혜택을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포용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 자유를 누리는 대한민국, 디지털 보편권과 포용으로’라는 슬로건도 공개됐다.
행사 부스에서 만난 난독증 검사 솔루션 개발 기업 ‘비주얼캠프’는 이날 행사에서 보호 기간이 종료돼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2억 원 상당의 제품을 기증했다. 이들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 ‘리드’는 사용자가 스마트 기기 화면으로 글을 읽는 동안 전면 카메라로 시선을 추적해 시선의 속도와 고정 시간 등을 측정한다. 독해력 수준을 진단하고 분석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동안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이들에 대한 정부 포상도 이뤄졌다. 정보문화 유공훈장(국민훈장 동백장)은 김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업단장이 수상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단장은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앱, 키오스크,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기여해 왔다. 김 단장은 “장애인들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며 “장애인들이 비장애인 못지않게 살아갈 수 있는 디지털 접근 기술이 날로 더 발전해 가길 기대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보문화 유공포장(근정포장)은 천병호 한국장애인교육문화협회장이 수상했다. 이 외에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등에 대한 수상도 이어졌다.
정부는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접근권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디지털 접근성을 보장하고 디지털 보편권을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포용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자유와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디지털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공정이 함께 보장돼야 한다”며 “이러한 사회야말로 새로운 디지털 포용 국가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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