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사무직 임금체계 분리 추진… 조선 3사, 인력 유치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2일 03시 00분


한화, 핵심직군 연봉 1000만원 인상
현대, 신입 800명 채용… 멘토링 행사
삼성, 부산시와 R&D센터 양해각서
“연구-설계 등 고급 인력 확보에 사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사무직 직원의 임금체계를 생산직과 분리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고 판단되는 핵심 직군의 임금을 올려 인력 이탈을 최소화하고, 외부에서 인재를 적극 확보하기 위해서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도 조선 호황기를 맞아 잇달아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어 국내 조선 3사 간 인력 확보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M&A 마무리, 인력 확보 속도 내는 한화오션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선임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14∼16일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서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다음 주중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취업규칙 변경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변경안에는 특히 사무직 임금인상률을 해당 연도 물가상승률과 경영환경, 개인 성과 등을 반영해 개별 협상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노사 임금 협상으로 결정되는 생산직과는 별도 임금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특정 사무직군 채용 시 더 높은 계약 연봉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동의서 수집에 앞서 한화오션이 2∼14일에 사무직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책임급 이상 기준 연봉은 1000만 원 가까이 높아진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에 관해 “경쟁사 수준으로 임금을 높여 인재 확보와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인수합병(M&A)하기 전인 지난해 한화오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300만 원으로 HD현대중공업(8472만 원)과 삼성중공업(8400만 원) 대비 1000만 원 이상 적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오션의 직원 수(8629명)는 전년 동기(8802명) 대비 173명이 줄어드는 등 인력 유출도 심각했다.

한화오션은 인수 절차가 끝나자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내는 등 국내 조선업계의 인력 확보 경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최근 “어쩔 수 없이 떠난 분들을 다시 모시고 있고 추가적인 신규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HD현대, 삼성중공업도 인력 유치전

기업별로 매년 1000명 이상의 연구·설계, 고급 기능 인력이 부족해질 것이란 게 조선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각 사가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신형 대한조선학회장(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은 “양성에 보통 10년 정도가 걸리는 전문가는 공급탄력성이 떨어져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수적이다”라며 “이들은 탈(脫)탄소·자율운항,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전환하는 변혁의 시기 핵심 인적 자원인 만큼 임금 상승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복지 체계 확립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올해 1월과 3월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하며 800여 명의 인재를 확보했다. 이 중 70% 정도가 조선사 인력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경기 판교에 자리 잡은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 서울대 기계공학부 학생 150여 명을 초청해 ‘커리어 멘토링’ 행사를 열기도 했다. 같은 전공의 동문 선배 직원들이 직접 멘토로 참여하는 이 행사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8차례 진행됐다. 지난해 9월부터는 서울대와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대학원 융합 과정을 운영하고, 올해 3월에는 고려대와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산학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중공업은 12일 부산시와 ‘부산 R&D센터’(가칭) 설립에 관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해양플랜트 사업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거점 단지로 11월까지 부산 시내 약 50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삼성중공업은 구조·의장·전장·기기 설계 분야 전문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2024년까지 이곳에 200명 이상(협력사 직원 포함)을 상주시킨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사무직#임금체계 분리 추진#조선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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