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리딩방, 유튜브 주식 방송 등에서 자신들이 미리 사놓은 종목을 추천해 개미 투자자들을 ‘물량받이’로 내몬 일당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채희만)는 22일 주식 리딩을 악용한 선행매매 등 사기적 부정거래 사건 4건을 수사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주식 리딩업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소된 이들은 무료 카카오톡 리딩방을 운영한 양 모 씨(30)·안 모 씨(30)·신 모 씨(28), 구독자 50만 명을 보유한 유명 주식 유튜버 김 모 씨(54), 유료 카카오톡 리딩방 운영자 김 모 씨(28), 주식 전문 방송 운영자 송 모 씨(37) 등이다.
이들이 거둔 부당이익은 60억 원이 넘는 반면 개미 투자자들의 손실은 확인된 것만 150억 원 이상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종목을 미리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우량 종목으로 추천해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워 시세 차익을 챙겼다. 심지어 ‘고수익·원금보장’을 미끼로 불법 투자금까지 모집했다.
양 씨 등 3명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무료 카카오톡 리딩방에서 28개 종목의 매매를 추천하며 선행매매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1개 방에 60~200명이 참가하는 무료 카카오톡 리딩방 10~20개를 동시에 운영하며 선행매매로 하루 평균 242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양 씨는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으며 안 씨와 신 씨도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55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김 씨는 지난해 6월까지 5개 종목의 매매를 추천하며 선행매매해 약 58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2021년 6월 3만 원대 초반이던 A 주식에 대해 “매도할 때가 아니다, 4만 원 이상, 7만원까지 가도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매수 추천하는 등 자신이 미리 사둔 종목을 반복적으로 추천했다.
특히 주식 보유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매매 시 외국계 증권사의 매매로 나타나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악용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매도로 주가가 빠지자 “외국인들이 매도해 짜증난다”며 태연히 시청자들을 속이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유료 리딩방을 운영한 김 씨는 작전 세력의 주가조작을 알고 있는 것처럼 속여 불상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그는 리딩방에 “작전 세력이 B사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며 B 사의 주식을 매수하라고 종용하는 ‘물량잠그기’를 종용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급락했고, 김 씨의 추천대로 주식을 매매한 약 300명의 유료 리딩방 회원들은 15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검찰은 김 씨의 종용으로 주가를 조작해 이득을 본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씨는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송 씨는 주식전문방송에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자신이 매수한 주식 63개 종목을 추천하며 선행매매해 1억22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 씨는 이날 불구속기소됐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적게는 1억 2200만원부터 많게는 5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62억 86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검찰은 이 같은 부당이득에 대해 모두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채희만 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 부장검사는 “최근에 (주식 관련) 유튜브나 온라인 방송 플랫폼이 활성화돼 난립하면서 이용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주식 리딩방 통해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자신도 선행매매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