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사가 은행의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2분기도 선방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급격했던 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도 이자수익 호실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4조459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4조4825억원 대비 0.5%(227억원) 감소에 그친 선방한 실적이다.
이는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수익과 보험사 보험료수익, 증권사 영업수익 등을 합산한 수치다. 지주별 2분기 순이익 추정치를 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증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감소가 예상된다.
KB금융은 1조347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 증가한 실적이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1조1867억원으로 11.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은 9921억원으로 17% 증가한 실적이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9338억원으로 5.4% 감소가 예상된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은 4조89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KB금융 1조4976억원, 신한금융 1조3880억원, 하나금융 1조1022억원, 우리금융 9113억원 규모다.
2분기 전망치를 합하면 상반기 순이익은 9조358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에 올린 8조9662억원 대비 약 4.4%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금리 인상이 한풀 꺾이면서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내려가지만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1분기 업종 내 NIM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며 “자산 규모 4위인 KB손해보험의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수혜로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환차손 인식에도 견조한 실적을 창출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축소 중”이라며 “올해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은행업 순이익은 5조6000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전 분기대비 NIM은 5bp(1bp=0.01%포인트) 하락하고 은행 대출은 1.2% 증가할 전망이다. 비이자이익은 기저효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영탁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업과 가계 대출의 연체율은 당분간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부실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자본 확충으로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했고, 3월 말 기준 금융지주사의 평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29.9%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2.1%보다 2배 이상 적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이익 훼손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며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충당금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선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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