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락세를 보였던 구리 가격이 지난달 최저점을 형성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자 반등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리 재고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기상이변 현상이 구리의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개러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3개월물은 약 한달간 8.9% 급등했다. 지난달 24일 t(톤)당 7960.5달러였으나 현재 t당 86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로 불리우는 구리는 지난 1월말을 기점으로 지속 하락해왔다. 중국의 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특히 지난달 예상보다 부진했던 중국의 경제지표로 하락 폭이 점차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구리가격의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주요 제련소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공급이 적어진 것이다. 이에 구리 재고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일 LME 구리 창고의 가용 재고는 3만125t으로, 재고가 대량으로 인출되면서 지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가용 재고가 최저치로 급락하자 전일 전기동(구리) 가격은 한때 7주 최고치인 8711달러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슈퍼 엘리뇨(엘니뇨 중에서도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 현상으로 구리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엘니뇨 발생 시 무역풍 속도가 둔화되고 이로 인해 동남아, 인도, 호주 등 서태평양으로 이동해야 될 습기는 중앙태평양 또는 아메리카 대륙 연안에 갇히면서 강력한 폭우가 발생한다. 중요한 점은 폭우가 발생하게 될 지역이 주요 금속 산지인 칠레와 페루라는 점이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칠레와 페루는 1~2위의 구리 산지, 글로벌 구리 정광 공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엘니뇨발 폭우 발생 시 생산이나 운송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페루는 이미 공급차질에 노출된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구리의 순투기적 포지션이 5600계약이라고 발표했다. 전주까지만 해도 구리의 순매도 포지션이 1만2277계약에 달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