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이자 장사’ 비판에도… 마진 목표 시중銀 중 최대 상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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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마진 목표 올리면 가산금리 올라가
2월 주담대 목표율 두달새 0.31%P↑
신용대출도 0.3%P↑… 국민 등은 하향
전문가 “고금리속 대출 부담 더 늘것”

우리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자 마진 목표치를 시중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은행들의 고금리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와중에도 목표 이익률을 높이면서 더 많은 수익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상생’한다면서 마진 목표치는 더 높여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올해 2월 기준 가계대출 목표 이익률을 지난해 12월 대비 가장 많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월 우리은행의 목표 이익률은 1.95%로 지난해 12월(1.64%)보다 0.31%포인트 올려 잡았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은 1.71%에서 1.95%, 신한은행은 1.35%에서 1.36%로 각각 0.24%포인트와 0.01%포인트 높였다. 하나은행은 1.85%에서 변동이 없었고, 국민은행은 3.28%에서 3.18%로 오히려 0.1%포인트 낮게 설정했다.

가계 일반신용대출의 경우도 우리은행의 목표 이익률은 지난해 12월 1.85%에서 올 2월 2.15%로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국민은행이 4.01%에서 3.73%로, 신한은행이 1.83%에서 1.63%로 내린 것과 대비된다. 우리은행은 가계 신용한도 대출 목표 이익률도 지난해 12월 1.85%에서 올 2월 2.15%로 올렸다.

●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대출 목표 이익률은 각 은행이 기대이익 확보를 위해 설정한 수익률로 대출 상품의 가산금리 항목에 포함돼 있다. 은행에서 전략적으로 산정하는 마진 목표치인 만큼 목표 이익률이 높아지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도 그만큼 올라갈 수 있다.

이미 국내 은행들은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 장사로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예대금리 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축소를 요구하며 ‘상생 금융’을 강조해 왔다. 은행들은 이에 화답하듯 사회공헌을 늘리는 등의 계획을 발표했지만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대출 이익 목표치는 오히려 높이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목표 이익률은 재무상의 숫자일 뿐 실제 금리는 우대금리 등을 반영해서 결정된다”며 “연초부터 우대금리 확대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의 금리 인하 노력을 지속해 왔다”고 해명했다. 목표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민은행 관계자는 “목표 이익률에 은행 금리를 구성하는 다른 요솟값이 포함돼 있어 타 은행과 산정 기준이 다르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이 대출을 통한 목표 이익률을 높이면서 대출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이자 마진을 늘리는 손쉬운 방법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자 장사#최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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