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7월13일 하반기 첫 기준금리 결정을 3주 남짓 앞두고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6월 기준금리 동결 이후 연준의 연내 2회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한미 금리 격차는 현 1.75%포인트(p)에서 2%p로 벌어져 역대 최대 금리차를 다시 쓰게 된다.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예단할 수 없으나 한은에 부담을 적잖이 줄 수준이다.
다음 달 한미 금리차 2%p를 눈앞에 둔 상태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에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만장일치로 내려 왔던 금통위 구도도 7~8월엔 소수의견 제시 쪽으로 기울지 주목된다.
◇“내달 美 금리인상” 과반…한미 2%p 역전 초읽기
뉴스126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7월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연 5.25~5.50%로 인상할 확률을 70% 이상 반영했다.
이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에 이른다.
오는 9월 미국 기준금리가 현 5.00~5.25%에서 5.50~5.75%로 0.50%p(빅 스텝) 오를 확률도 약 10% 반영됐다.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한미 금리 차는 2.25%p로 확대된다.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7월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절반을 넘겼다.
하지만 연준은 6월 FOMC에서 내놓은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금리를 2회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 기대는 빠르게 변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의장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시장 기대 변화에 기름을 부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1일 미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추가 2회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꽤 정확한 예측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만 아니라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통화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와 호주가 금리 인상을 재개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지난 22일 깜짝 빅 스텝을 단행했다. 스위스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긴축을 이어갔으며, 튀르키예는 금리를 8.5%에서 15%로 6.5%p 올리면서 그간의 금리 역주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금리차 2%p 땐 한은도 고심…“소수의견 낼지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그간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나 경기 둔화 등 국내 요인 때문에라도 금리를 다시 올리기 힘들다고 입을 모아 왔다.
연준의 2회 인상 예상이 짙어진 뒤에도 대다수는 이 같은 분석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의 추가 인상 여지를 조심스레 저울질해 보는 모습도 관찰된다.
한미 금리 차가 2%p에 달하면서 투자 자금이 유출되고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면 금통위는 7~8월 고심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취지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연준의 긴축 우려에 따라 2주 만에 다시 1300원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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