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월 지역경제보고서…중국 리오프닝 수출 파급 효과 '제한적'
반도체업체 과반수, 中과 경합도 높아 회복 어려울 것 응답
미국·유럽 자국우선주의에 수출 '악영향' 전망도 나와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현재 수출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하반기 이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수요 악화와 중국 기업과의 경합도가 높아 중국 봉쇄 이전 수준 회복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도 국내 기업의 수출에 악영향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하반기 이후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6월 15개 지역본부의 업체 모니터링과 입수 가능한 통계 등을 토대로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6월 지역경제보고서’를 펴냈다.
해당 조사는 중국 리오프닝과 공급망 리스크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 및 업체들의 대응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5월 11~31일 중 전국 34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응답 205개) 결과다.
◆ 중국 리오프닝 영향 ‘제한적’ …반도체, 봉쇄 이전 회복 어려울 것
모니터링 결과 조사대상 업체의 56.3%는 수출이 작년 3월 중국의 봉쇄 조치 이전 수준으로 이미 회복했거나 연내 회복을 전망했고, 31.0%는 내년 이후 회복을 예상했다. 12.7%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수출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향후 수출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고, 대다수 업체들이 중국 수출기업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우려했다.
산업별로는 이차전지와 조선, 자동차 및 부품, 철강은 이미 수출이 회복됐으며, 향후 석유화학과 기계류, 휴대폰 및 부품, 디스플레이, 정보기기, 반도체 순으로 수출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IT업종 회복이 글로벌 수요 악화와 미국·유럽 자국 우선주의 정책 등 구조적 요인으로 대체로 늦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의 과반수 이상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중국의 봉쇄조치 이전 수준으로의 수출 회복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배한이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IT기업은 일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미 회복했다고 응답했지만, 중국과의 경합도가 높아 중국 봉쇄 이전 수준 회복이 어렵다고 보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美·유럽, 자국 우선주의 수출에 악영향…“하반기 심화될 것”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일부 업체 등을 중심으로 이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상 업체의 21.6%가 자국 우선주의로 올해 2분기까지 다소 부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산업별로는 정보기기, 자동차 및 부품, 이차전지, 반도체 등의 업체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3분기 이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 비중은 41.4%로 나타났다. 대상 업체의 30.6%는 올해 중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고, 22.4%는 내년 중, 12.8%는 내후년부터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응답했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 이차전지, 철강, 반도체, 기계류, 정보기기 순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대기업은 현지생산 확대 등을 통해 대비할 예정이나, 중견 및 중소기업은 과반수 이상이 대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별도 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 이차전지는 현지생산 확대를 통해 이미 대비 중인 것으로 응답하였으며, 철강도 탄소 저감 기술 도입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보기기, 반도체, 휴대폰 및 부품 등도 상당수가 향후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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