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桑田碧海)는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는 뜻이다.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을 때 인용된다. 우리 어촌이 변해가는 모습을 설명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2013년 3900만 원이던 어가 평균 소득은 2022년 5300만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수산식품 수출은 31억6000만 달러(약 4조1000억 원)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K블루푸드 브랜드의 위상을 높였다. 수산물 산지 위판장의 현대화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신선 유통체계가 구축됐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어업과 양식업은 이제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전국 300개 어촌에 5년간 3조 원이 투입되는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어촌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도시 못지않은 생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이런 어촌의 변화를 미리 감지해 기회로 활용한 청년들이 있다. 대학에서 전공한 정보기술통신(ICT), 빅데이터 지식을 양식에 접목해 스마트 양식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수산물을 도시의 젊은이들이 원하는 상품으로 가공한 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홍보, 판매하는 밀키트 사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어촌의 유휴 해변을 서핑, 반려견 등 테마해변으로 조성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런 청년들의 등장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어촌의 매력과 기회를 알리기 위해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2023 귀어귀촌박람회 ‘젊은 어촌, 미래를 열다’를 개최한다. 올해 9회째인 이번 박람회는 귀어귀촌 준비부터 정착에 이르기까지 주기별 정보를 동선별로 확인할 수 있게 구성했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개인의 관심 분야와 전문성에 맞는 어촌에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는 스마트 양식, 수산가공, 해양치유, 어촌관광 등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분야의 업체와 기관이 참가해 채용 면접을 진행한다. 스마트 양식, 전기추진 어선 등 미래 해양수산 신기술 등 정보를 소개하고 스마트 양식 VR, 선박 조종 시뮬레이터 등을 통해 어촌 생활에 대한 간접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우리 어촌과 수산인들 앞에는 소멸 위기에 더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논란이라는 또 다른 고비가 놓여 있다.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은 걱정이 앞설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안전 관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 정부는 수산물 소비 위축 심리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학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께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와 수산인이 한 팀이 돼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청년들을 비롯해 귀어귀촌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희망이 실현되는 어촌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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