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입 모두 전년보다 감소
세계 경기 위축과 교역 부진 영향
연간 무역수지 적자 38조원 예상돼
상반기 한국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며 무역 적자 290억 달러(38조원)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무역수지는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빠르면 4분기 초부터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28일 올해 상반기 교역액이 전년 대비 8.7% 감소한 6010억 달러(784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11.8% 감소한 2860억 달러(373조원), 수입은 7.4% 감소한 3150억 달러(411조원)를 기록했다. 무역적자는 290억 달러로 나타났다.
우선 상반기 수출은 물량과 단가가 동시에 줄었다. 1월부터 5월까지 중간재(-20.8%), 자본재(-6.8%), 1차 산품(-9.5%) 수출은 줄었으나, 자동차 등 소비재 (26.7%) 수출은 크게 늘었다. 수입은 주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원유(-13.7%), 석탄(-12.6%), 천연가스(7.2%) 등 3대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하고 수입 비중도 하락세로 나타났다.
상반기 무역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기 위축과 상반기 세계 교역 부진으로 꼽힌다. 지속적 금리 상승으로 미국(0.3%)과 유로존(0.1%) 등 1분기 주요국 경제는 지난해 대비 성장 정체를 보였다. 이 가운데 한국 수출 성적은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1분기 한국 세계 수출 순위는 지난해 6위에서 8위로 2단계 하락했다. IT 수출 감소가 수출 부진 핵심 요인이다.
아울러 무협은 하반기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 무역 수지 적자를 예상했다. 수출은 3.1% 감소한 3227억 달러(421조원), 수입은 12.4% 감소한 3239억 달러(422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수출 부진에 대한 기저 효과로 감소 폭이 둔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협은 “반도체 수출은 빠르면 4분기 초부터 수요 회복으로 업황을 기대한다”며 “반면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수요 감소로 하반기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6309억 달러(823조원), 수입은 9.7% 감소한 6605억 달러(861조원), 무역수지는 295억 달러(38조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하반기 무역수지는 급격한 브이(V)자형 반등보다는 유(U)자형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이후 지속된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멈췄다는 시그널이 나오지 않는 데다, 최소 연말까지 2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 경기 위축 모드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협은 무역수지와 상품수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무협은 “상품수지는 정확한 외환수지를 반영한 수출입 수지로 볼 수 있다”며 “반면 무역수지는 매월 신속한 통계가 제공되고, 국내 생산 기반 수출입을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어 “통상 상품수지가 무역수지보다 매월 약 4조원에서 8조원가량 흑자 규모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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