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중소 벤처기업 자금줄 기능
상장기업 수도 129곳으로 늘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 90곳 그쳐
“투자 유입위한 다양한 지원 절실”
출범 10주년을 맞은 코넥스가 시가총액이 10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발한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유입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3일 ‘코넥스 개설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코넥스는 초기·중소 벤처기업 전용시장으로 2013년 7월 출범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 기업에 투자를 유도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코넥스는 10년간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출범 당시 21곳에 불과했던 상장기업 수는 올해 5월 기준 129곳으로 증가했다. 시가총액 역시 4000억 원에서 4조2000억 원까지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달 29일엔 코넥스시장에 상장돼 있던 디지털 보안 기업 시큐센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시큐센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달성했고 상장 첫날 공모가(3000원) 대비 205% 오른 9150원에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 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질적 성장’은 과제로 꼽힌다. 우선 ‘1부 리그’ 격인 코스닥시장에 이전 상장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지난 10년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지난달 20일 기준 90곳에 불과하다. 코넥스 신규 상장도 부진하다. 2016년 50건에 달했던 신규 상장은 2019년 이후 줄곧 2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은 14곳으로,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가 129곳인 것과 대조적이다.
코넥스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거래 규모가 워낙 적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2023년 누계)은 26억9100만 원이다. 코스닥시장(10조14억 원)의 1%도 되지 않는다. 비상장 주식시장인 한국 장외주식시장(K-OTC·47억688만 원)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장 문턱이 낮아진 것도 코넥스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성장성 특례상장,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 등 다양한 코스닥 상장 지원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소기업들은 굳이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코넥스시장에 대한 지원 대책을 계속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속 이전 상장 제도의 요건을 완화하고 기본예탁금, 소액투자 전용계좌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이 시행된 이후 신규 상장 기업은 전년(7곳)의 2배인 14곳으로 불어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소규모 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코넥스가 갖는 의미가 크다”며 “신규 상장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이전 상장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자동 상장 등의 혜택을 부여해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코넥스 상장 기업과 투자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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