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한은, 연내 3.50% 기준금리 유지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4일 03시 00분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2022년 이후 한국 통화정책의 대외 민감도가 높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이뤄졌고 물가 안정이라는 공통된 목적하에 각국 중앙은행의 행동과 발언들은 비슷해졌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성은 다양해질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적어도 3분기(7∼9월)까지 공통적으로 물가 안정 목표 속 긴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해 당초 예상보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국 채권시장 입장에서 생각할 부분은 두 가지다. 7월 금리 인상을 감안하면서 9월 회의까지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과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 역시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성장이 다소 둔화하더라도 대외 여건과 국내 물가 안정을 보다 중시하는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통화정책은 단순히 대외 여건을 기계적으로 따라가지는 않는다. 대외 환경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대내적인 여건도 충분히 고려한다는 의미다. 통화정책 결정 요인은 물가와 경기, 금융 안정이다.

현재 한국 물가 흐름은 상품 물가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외식을 비롯한 주요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면서 추가 상승을 억제한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소비 여건을 보면 높아진 서비스 가격에도 수요 둔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부진했던 소비자심리지수도 반등하고 있다.

금융 안정 측면도 다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안정되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안정되면서 다시 부동산 관련 대출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가 형성된 2월 이후 아파트 매매량 및 전세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 바닥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종 거시안정대책이 완화된 상황에서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균형을 맞추는 방법일 수 있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옅어졌지만, 그렇다고 추가 금리 인상이 가까워진 것도 아니다. 현 시점에서 물가 안정만 목표로 삼기엔 부동산 관련 금융 불안, 이자 부담 확대에 의한 소비 여력 축소 등 경기와 금융 안정 훼손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2024년 1분기(1∼3월)로 전망한다.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3.75%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물가 안정에 총력을 가할 환경이지만, 실제 3.75%로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연내 3.50% 기준금리 동결세를 예상한다.

#한은#기준금리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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