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보고서를 4일 공개했지만 정치권 등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엇갈린다. 전문가들을 통해 의견이 나뉘는 쟁점의 사실관계를 짚어봤다.
● ALPS 정상 가동되면 방사능 문제 없나
IAEA는 “ALPS 처리로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고, 그 후 해양 방출하면 해양 동식물에 대한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방사성 물질 정화(淨化)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오염수 내 삼중수소와 탄소 14를 제외한 방사성 핵종 62개를 걸러내는 처리 장치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2019년 이후의 ALPS 성능은 1차 처리만으로도 대다수의 핵종이 배출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허균영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중요한 것은 ALPS 처리 후 배출 기준을 잘 맞춰 해양 방출하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했다.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상 가동되는 원전에서도 삼중수소는 배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ALPS 처리를 마친 오염수 133만 t이 1068개 저장 탱크에 보관돼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방출하기 전 탱크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를 K4 탱크로 가져온 뒤 핵종 농도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기준치 이상인 핵종이 있으면 ALPS 처리를 반복한다. IAEA가 K4 탱크에서 독립적으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주요 28개 핵종이 검출된 양은 규제 기준의 1% 미만에 그쳤다.
● IAEA 상주 모니터링, 독립성 및 실효성 갖췄나
IAEA는 “올해 여름부터 수주간 후쿠시마 현장 사무소에 상주하며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에 가까운 모니터링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과 일부 학계 전문가들은 IAEA의 모니터링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자본이 IAEA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IAEA가 규제 기관이 아닌 원자력 진흥기관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의 전문가로 구성된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가 현장 모니터링 과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의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종합보고서에는 “IAEA 전문가가 오염수 샘플링 활동을 직접 검증할 수 있으며, 도쿄전력 외 다른 실험실로 샘플을 보내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TF 회의를 소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IAEA의 보고서 및 활동에서 특정 국가를 옹호하거나 편파적인 판단을 해 문제가 됐던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 ‘세슘 우럭’ 우리나라에서 잡힐 가능성 없나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잡은 우럭에서 일본 식품위생법이 정한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지난달 6일 나오며 어민들 사이에서는 ‘세슘 우럭’이 한국 연안으로 유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국내에 세슘 우럭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동식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장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앞 연안에 정착해 사는 우럭이 태평양과 대한해협의 거센 물결을 헤치고 우리 바다까지 1000km 이상 유영해 온다는 건 어류 생태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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