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 900원선 붕괴… 8년 만에 800원대로 진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5일 2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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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대비 엔화값 900원 선이 무너지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반 기준 100엔당 897.29원 수준이었다.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 반 기준)이 800원대를 기록한 건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900.92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900원대를 전후해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800원대로 떨어졌다.

엔화는 올 들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당 엔화값은 지난해 151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45엔 안팎을 오가고 있다.

엔화값이 급격히 떨어진 건 일본은행이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일본은 기준금리를 ㅡ0.1%로 정하고, 국채 수익률을 0%대에서 관리하는 ‘돈 풀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올해 하반기(7~12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것도 엔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22일 이후 2주 만에 1200원대로 진입했다.

일본의 ‘역대급 엔저’ 현상에 국내 기업들이 수출에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엔저 현상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에 타격을 줬다.

다만 이 같은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시작 후 엔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심할 뿐이지 장기적으로는 원화, 위안화 등 주요 아시아 수출국 통화도 강달러 속 동반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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