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공급망 위기 등 겹치며
현대차 76%-삼성전자 44% 감소
매각-청산 법인도 6년간 46곳 달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 중국의 압박이 시작된 2016년 대비 13%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와 반도체를 제외하면 감소 폭은 37%가 넘었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기업들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총 111조424억 원으로 2016년 127조7292억 원 대비 16조6868억 원(13.1%)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한 배터리와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남은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은 73조4486억 원으로 2016년보다 43조7815억 원(37.3%) 감소했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와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위기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기차의 매출은 2016년 20조1287억 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 원으로 15조2284억 원(75.7%)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법인 장쑤웨다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 원에서 1조8835억 원으로 7조9161억 원(80.8%)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 부문 위축으로 2016년 17조1236억 원이었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9조6798억 원으로 43.5% 감소했다. 2021년 중국 생산법인을 청산한 것이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 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6년 동안 매각 또는 청산된 중국법인도 46곳(매각 30개사, 청산 16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법인들의 2016년 기준 매출 총합은 20조 원에 달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글로벌 무역구조의 변화와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중국 공급망을 대체할 신흥 아시아 시장 공략 △경제외교 강화로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및 교역 구조 개편 △경쟁국과의 기술력 격차 줄이기 위한 정책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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