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행 수요 급증에도 하나투어 모두투어 주가 하락세 지속
자유여행객↑ 항공사 직접판매 늘어 여행사 패키지 상품 판매 타격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급증하는 여행 수요에도 불구하고 여행주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가가 반등해 상승 랠리를 펼치는 항공주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패키지 여행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의 여행 관련 업체들의 2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주가는 지난 3월 6만6700원의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24.14% 가량 떨어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하나투어는 5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모두투어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지난 3월 2만1350원 고점대비 25.5% 하락해 1만5800원대로 주저 앉았다.
같은 기간 참좋은레저와 노랑풍선의 주가도 각각 22.34%, 25.68% 하락했다.
반면, 여행주와 함께 내리막을 걷던 항공주들은 지난달 반등에 성공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웃도는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2만5500원으로 지난달 저점 대비 15.23% 상승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0.59%, 티웨이항공 7.90%, 제주항공 15.73%, 진에어 10.92% 올랐다.
특히 역대급 엔저(低) 현상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 1~4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06만77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배 늘었다.
여행주는 항공주와 함께 여행 수요 회복 최대 수혜주로 평가 받아왔다. 증권가에서는 여행주와 항공주의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여행사와 항공사 간 수요 회복세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LCC들은 이미 과거 수준까지 수요를 회복했음에도 패키지 여행 수요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40~50% 수준에 불과하다”며 “개별 여행 선호가 높아지면서 패키지 여행의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항공사의 직접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하드 블록(선금을 미리 내고 좌석을 확보하는 것)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도 “해외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패키지여행 수요가 줄어들었다”며 “엔저로 인해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늘어났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자유여행을 하는 2030세대”라고 설명했다.
여행 산업 내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는 점도 여행사들의 실적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야놀자에 인수된 인터파크트리플(옛 인터파크)이 TV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여행업체 간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여행 업체들의 주가는 하반기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행사들의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의 패키지여행 수요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로 예상했던 중국 여행 재개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향후 여행사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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