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평균 월세가격이 1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평균 월급의 3분의 1 수준이다. 월세보증금 평균값은 1억500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역전세난 등으로 월세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일각에서는 주거비 부담 상승을 우려한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등) 평균 월세보증금은 지난 5월 기준 1억469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택 평균 월세가격은 105만6000원이었다. 통계청이 올해 2월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자 평균소득 333만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월급의 3분의 1을 월세로 내는 셈이다.
아파트 월세 부담이 다른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더 컸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보증금은 1억9788만9000원으로 연립다세대(5724만6000원)·단독주택(1억5455만4000원)보다 각각 1억4064만3000원·4333만5000원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4만원이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임대차거래 문의 고객 상당수가 월세 계약 의사가 있었다”며 “집주인은 대출 상환 등을 이유로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는 유동성 확보·이자 부담 해소를 목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택·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소폭 하락해 전세 비중이 일부 늘기는 했으나 역전세난 우려 등으로 여전히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여전히 높은 이자도 세입자의 월세 선택을 유도하는 원인인데, 전반적으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 상승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크게 늘면서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사태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7000가구)에서 지난 4월 52.4%(102만6000가구)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48.3%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 주택 월세거래가 전세거래를 넘어섰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본 결과 지난 1~5월 서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주택 전·월세거래 22만9788건 중 월세거래는 11만7176건(51.0%)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1~5월 기준) 이후 처음이라고 경제만랩은 설명했다.
서울 주택 월세비중(1~5월 기준)은 ‘2011년 30.4%·2012년 31.4%·2013년 34.8%·2014년 36.9%·2015년 40.7%·2016년 45.7%’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2017년 43.2%·2018년 39.7%·2019년 38.7%·2020년 38.1%’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1년 41.5%로 다시 상승했다가 지난해에는 49.0%로 치솟았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구체적인 시세 파악이 어려워 비교적 전세사기·깡통전세의 위험이 많은 주택(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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