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잠정실적을 발표하자 재계에서는 반도체(DS)부문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DS부문은 4조 원 가까운 손실을 봤지만 1분기(1~3월)보다는 적자 폭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면서 하반기(7~12월) 실적 추가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반도체, 상반기 8조 원 적자…3분기 반등 기대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DS부문은 2분기 3조9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적자 4조5800억 원보다는 규모가 작다. 이외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3조 원 △디스플레이 7000억 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4000억 원 △하만 2000억 원 등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 이래 사상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1, 2분기 합친 누적 적자는 8조 원이 넘는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3분기(7~9월) 적자 규모를 축소하고 이르면 4분기(10~12월)에는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의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PC용 범용 D램 가격은 평균 1.36달러로 전월보다 2.86% 내렸다. 4월(―19.89%)과 5월(―3.45%)에 비해 하락세가 완만해진 것이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발표한 감산정책의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해 가격 반등도 기대된다.
여기에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인한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수요 증가도 점차 실적을 끌어올릴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3일 비정기 인사로 D램 개발실장과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교체하는 등 내부 분위기 쇄신에도 나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5일 임직원 소통 채널에서 “DDR5도 올해 연말이면 그간의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삼성 D램이 한 단계 더 앞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실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하반기 폴더블 출격, 가전 ‘체질 개선’ 추진
스마트폰 중심의 MX사업부는 DS부문의 역대급 부진에도 삼성전자가 ‘분기 적자’만큼은 내지 않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3분기에도 이달 26일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시리즈 ‘갤럭시Z플립5·폴드5’ 출시를 통해 신규 모멘텀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 언팩을 예년 대비 2주가량 앞당겼다. 9월 미국 애플이 신작 플래그십 ‘아이폰15’를 출시하기 전 초기 판매량을 확대하는 한편 폴더블폰 시장에 참전한 구글과 화웨이 등을 견제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작 대비 Z플립5 제품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내부 평가가 많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DA사업부도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비중 확대와 제반 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DA사업부의 체질 강화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말 신제품 미디어데이에서 한 부회장은 “비스포크 가전 판매는 작년 대비 50%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2분기의 아쉬운 실적은 반작용의 촉매”라며 “이제 공급자들의 운영 전략은 더욱 이성적으로 변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