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논란]
계양~강화 고속도로 등 변경 잦아
예타 이후 사업비 평균 17% 증가
野 “양평, 노선 자체가 바뀐 것”… 업계 “예타안대로 사업 드물어”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 야당은 고속도로 사업비가 늘어난 경우가 이례적이라며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지만 현재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고속도로 사업비는 평균 1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이후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치며 불가피하게 사업비가 증가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비가 예타 이후 5.4%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통상 있는 일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또 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처럼 종점이 바뀐 사례가 드물다는 입장이지만 1999년 이후 추진된 고속도로 사업 24개 중 14개가 시작점이나 종점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 예타 이후 사업비 50% 급증도
9일 동아일보가 국토교통부에서 진행 중인 고속도로 사업 중 예타를 통과한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의 노선 17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타당성조사(기본계획) 단계에서 사업비가 증가한 노선은 15개로 집계됐다. 2개 사업을 제외하고 모두 사업비가 늘었다. 17개 고속도로 사업의 예타 대비 기본계획 단계에서의 사업비 증감률은 평균 17.1%로 나타났다.
이는 야당이 예타 통과 이후 사업비가 늘어나는 경우가 드물다고 주장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7일 BBS 라디오에서 “보통 (예타 이후 사업비를) 바꾸는 경우는 전체 예산이 훨씬 더 줄어드는 방향으로 결정이 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별로는 서청주∼증평 고속도로는 예타 통과 당시 1696억 원이던 사업비가 기본계획 단계에서 2551억 원으로 50.4% 급증했고, 동광주∼광산 고속도로의 예산도 2762억 원에서 4031억 원으로 45.9% 늘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처럼 총사업비가 1조 원이 넘는 세종∼안성 고속도로 역시 예타 때는 1조9408억 원이던 예산이 기본계획에서 2조7715억 원으로 42.8% 증가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경우 예타안에서 1조7695억 원이던 사업비가 노선 변경안에서 1조8661억 원으로 5.4%(966억 원) 늘었다. 국토부는 “종점 변경에 따른 추가 사업비는 140억 원”이라며 “820억 원은 시작점의 터널 연장과 나들목(IC) 위치 변경에 쓰인다”고 했다.
● 고속道 24곳 중 14곳, 시작점이나 종점 변경
예타 통과 이후 시작점이나 종점 변경이 흔치 않다는 야당 주장에도 정부·여당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신설 구간(확장 제외)의 고속도로 타당성 완료 건수는 총 24건이고, 이 중 14개 노선의 시작점과 종점이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변경됐다.
계양∼강화 고속도로는 2020년 8월 예타를 통과한 뒤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시작점과 종점이 달라졌고,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역시 2019년 예타 면제 이후 타당성 평가 때 시작점과 종점이 바뀌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종점만 바뀐 게 아니라 아예 노선 자체가 바뀐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노선 변경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게 결정된 것도 아니고,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최적안을 도출한 이후에도 기획재정부와 사업비를 협의해야 하는 등 여러 절차가 많다”고 했다.
교통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 사업은 예타에서 밑그림을 그리고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최적안을 찾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예타안 그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최적의 안을 찾는 과정에서 예산이 늘거나 노선이 일부 바뀌는 일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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