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선동 말라, 우리 수산물 안전” 전국 어업인 1300명 ‘큰절’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0일 17시 47분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 수산물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어업인연합회)가 개최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에서 이 같은 구호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괴담으로 어민들 죽게 하는 자는 끝까지 응징한다.” “정치인은 국회에서 어민 피해 대책 마련하라.” 같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도 곳곳에 내걸렸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자 어업인들이 정치권에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국민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지 말 것을 호소하기 위해 행사를 연 것. 부산 울산 경남의 어민은 물론 경북 울진과 충남 서산 등 전국 각지의 어업인 1300여 명이 바다 조업을 포기하고 이곳에 모였다. 이들은 “오염수 방류를 놓고 정쟁을 벌이는 정치권의 한쪽 편을 들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과학적 검증을 거쳐 문제없는 수산물을 마음껏 먹어도 괜찮다는 것을 알리려고 전국의 어업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여 명이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여 명이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임정훈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은 무대에 올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엄청난 양의 오염수가 배출됐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먹고 잘못된 사람은 없지 않으냐”며 “오염수 방류 후 우리 수협 소속 140여 척의 배가 잡은 수산물에서 방사능과 세슘, 삼중수소 등이 검출되면 모든 수산물을 폐기처분하는 것은 물론 조업도 전면 중단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여 명이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여 명이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이날 만난 어업인 대부분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의가 일고 난 뒤로 생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연안에서 5t 어선을 타고 광어와 도미, 꽃게 등을 어획하고 있다는 유병수 씨(70)는 “지난해 이맘때 ㎏당 3만 원 상당에 팔렸던 광어 등의 수산물이 현재 5000원에 거래될 정도”라며 “약 50년간 조업을 했지만 이처럼 어려운 건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추희영 울산수협 지도팀장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울산에서 많이 잡히는 가자미의 소비량이 뚝 떨어졌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시식회 등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여 명이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여 명이 1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어업인연합회는 호소문을 통해 “과학적 안전성이 검증 안 된 오염수의 일방적 방출은 반대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왜곡된 정보로 국민을 선동하지 말고 수산물 소비위축에 대한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 등이) 학계와 어민, 시민 등이 참여하는 국민 공청회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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