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주택으로 알았는데 대장상 주택
기존 집에 더해 2주택자로 중과
“꼼꼼히 확인해야 세금 분쟁 피해”
부동산을 팔면 양도하는 것이기에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양도세를 무조건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이 가구를 기준으로 1주택이면서 매도자(양도인)가 거주자이고 2년 이상 보유했다면 양도세를 비과세한다.
통상 1주택 비과세 기준에 해당하면 양도세는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니다. 문제는 1주택 비과세와 관련해 매각(양도) 당사자가 세법의 여러 요건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과세당국과 예상치 못한 다툼에 이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이런 다툼은 주로 주택을 매각하는 당사자가 본인이나 본인의 가구가 소유하고 있는 다른 부동산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이 많다. 어떻게 본인이나 본인의 가구가 가진 부동산을 파악하지 못할 수가 있을까?
A 씨가 본인 소유의 주택 한 채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자. A 씨는 배우자 명의로 작은 건물이 1채 있다.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수년 전 지역 인근 상권이 커지면서 작은 공방 사업자에게 임대한 상태다. 오랜 기간 상가로 사용해 왔다는 의미다.
A 씨는 자신이 보유한 주택이 당연히 1채인 줄 알고 있었다. 그 외의 부동산으로 상가 건물 1채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그가 양도세 신고조차 하지 않은 이유다.
세무서로부터 양도세 신고 안내를 받은 것은 주택을 양도하고 시간이 흐른 뒤였다. 경위를 따져보니 배우자 명의의 건물이 주택으로 등록된 상태였다. 공방의 세입자로부터 받는 월세에 대해 임대사업자 등록도 했고 임대소득세까지 잘 내오고 있었는데, 주택을 1채 더 보유하고 있다는 안내를 받은 것이다.
확인해 보니 배우자 소유의 건물은 1주택을 양도하는 시점까지도 대장상으로 주택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간 아무 생각 없이 내오고 있던 토지와 건물의 재산세 역시 주택으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던 상태였다.
당황한 A 씨는 배우자 명의의 건물 사업자등록 및 임대소득세 신고 내역과 상가임대차계약서 등 서류를 구비하고 세무사를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A 씨는 양도세 실질과세 원칙에 의해 1주택만 보유한 것으로 인정돼 양도세를 내지 않았다.
비슷하지만 더 복잡한 사례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B 씨는 본인의 거주 주택 외에 재개발 정비구역에 있는 낡은 건물을 가지고 있었다. B 씨는 이 건물을 20년 전부터 본인의 사업장으로 사용하다 최근 다른 사람에게 양도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건물은 대장상 주택이었다. 게다가 건물을 양도하며 매수인의 요청에 따라 대장상 주택인 상태로 양도하면서 조합원 수분양권을 매수인이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조건까지 걸었다.
과세 관청은 B 씨가 2주택 상태로 양도한 것으로 보고 양도세를 과세했다. B 씨는 이에 불복하고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B 씨는 조세심판청구까지 했고, 1년여의 다툼 끝에 해당 건물이 매각 시점에 사업장으로 사용돼 주택으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었다.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현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피스텔이나 지분 상속 주택, 수도권 도시지역 내 주택 등 다양한 사례에서 1주택 비과세가 부인되거나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1주택에 대한 비과세 요건을 만만하게 봤을 경우에는 위와 같은 불필요한 다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정당히 내야 할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피상적인 세금 지식으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경우 생각보다 많은 세금이 금전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신적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결정적인 부동산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세금과 관련해서는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댓글 0